서울 
강릉 
전주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 ”<욥기 23 : 10>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완패의 기색이 감돌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경기도 광명·시흥의 3기 신도시 부지에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다. 일각에선 3기 신도시 지정 자체를 아예 취소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앞서 정부는 2·4 후속책으로 지난달 24일 광명·시흥에 총 7만 가구를 짓는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회심작이라는 말까지 떠돌았다. 특히 서울과 인접한 거리로, 수도권 집값 안정에도 크게 기여 할 것이란 기대를 갖기도 했다.
이 같은 기대가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모든 계획과 함께 수포로 돌아갈 판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의 의혹제기가 도화선이 된 LH 땅 투기 의혹수사, 선택적 침묵이나 마지못해 뒷북 사과로 빈축을 사던 때와는 달리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는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에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비리행위”라고 질타하며 철저 수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주문하고 나섰다. 한편으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공무원 이해충돌방지법’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까지 했다.
문 대통령이 무척 애가 타는 것 같다. 난감하거나 불편하거나 할 때는 늘 그림자가 돼 침묵을 지키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행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라는 분석이다. 이는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4·7 재보궐 선거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비쳐진다.
대한민국만큼 대통령 권력이 센 나라는 없을 것 같다. 우리 법률에는 ‘대통령령(令)으로 정한다’는 표현이 무수히 많다. 너무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법률구조 자체가 왕정시대의 임금님 어명처럼 대통령에게 막강한 제왕적 권력을 부여하고 있다. 삼권이 분리된 우리나라지만 대통령 말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바뀌기도 한다.
문 대통령의 전수조사 지시에, 청와대뿐만 아니라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패가망신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에게 LH 전 직원들의 2000만원 이상 자금흐름에 대해 전수조사를 당부했다. 이에 뒤질세라 집권여당도 국회의원 300명과 보좌관까지 셀프전수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정부와 민주당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지만 진정성은 없어 보인다. 여당 일각에서는 ‘정부여당 차원에서 아직 논의가 되지는 않았지만, 상황이 심각하다면 3기 신도시 지정을 취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흘리고 있다.
신도시 투기 의혹은 민주당으로선 대형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제까지 문제인 정부가 펴온 부동산 정책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또한 지난달 중순 국토부 신년 업무보고 때에는 “2·4대책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과 전월세 가격을 조속히 안정시키는데 부처의 명운을 걸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런데 투기가 다른 곳도 아닌 내부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국민들은 이제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정책은 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었다. 무려 25번에 걸친 대책이 아쉽게도 패착의 연속이었다. 결국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자로 판정된 변창흠이 LH사장에서 국토부장관으로 자리를 바꿨지만 부동산 투기 의혹이 터지고 말았다.
청와대와 국토부 직원은 투기가 없었다지만 그 역시 믿을 국민은 없다.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한 행태를 보면 신뢰를 잃었다고 볼 수 있다.
폭로 일주일 만에 합동조사단이 LH본사를 압수수색한 후 조사를 발표했는데 당초 시민단체가 폭로한 13명 외에 7명이 추가됐을 뿐이다. 합조단 조사 결과 총 20건의 투기 의심 사례 중 11건이 변 장관이 LH 사장 재임 시절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직만 따져 셀프면죄부를 줬다. 직계가족 다 빠지고 겨우 배우자, 가족 정도의 조사는 법적조치로는 미흡했다. 더구나 조사과정에서 친인척, 차명거래 등은 확인도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애초 정부가 검찰이나 감사원을 배제하고 투기 의혹의 주범격인 국토부를 앞세워 셀프조사 하겠다고 할 때부터 예상은 했지만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하나마나한 조사로 또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했다. 정작 심중에는 선거에 불리한 LH사태의 파장을 축소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1만4000명 중 20여명만 투기, 조사결과 발표를, 과연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까. 검찰, 감사원을 배제시킨 채 얼렁뚱땅 사건을 마무리 하려다가는 더 큰 역풍을 맞게 된다는 것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검찰과 최재형 감사원을 끝까지 배제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또한 뜬금없이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2월 이후 토지거래를 조사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정치적 물타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신도시 지정은 아예 얘기도 없었다. 오히려 집값 하락으로 보금자리주택 지정 취소를 할 때였다.
검찰이 과거 1990년대 초반, 2000년대 중반 1.2기 신도시 관련 투기의혹 수사를 맡아 1만5000명을 적발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런대도 법무부장관은 검찰에 수사를 맡길 의사가 없다. 오히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의식한 듯 ‘지난 3년간 검찰이 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묻는데 3년 전에는 윤석열 총장이 아니다. 그동안 검찰이 한일은 검찰개혁이라는 미명아래 윤석열 죽이기에 사활을 걸고 매달렸지 않은가. 또 그런 문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한일이 무엇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공공개발의 핵심은 국민이 자신의 재산을 국가에 온전히 맡기는 것인데 고양이에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 됐다면 국민이 어떻게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겠는가. 또 그런 정당을 어떻게 지지할 수 있겠는가. 쥐를 잡는데 왠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를 말하는가. 흰 고양이가 됐던, 검은고양이가 되었던 쥐만 제대로 잡으면 되는 게 아닌가.
더 웃기는 건 수사 노하우가 다분한 검찰의 손발을 다 묶어놓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특검을 하잖다. 이는 투기자들에게 증거인멸의 시간만 벌어주는 것이다. 정말 김정은의 말처럼 소가 하품하며 웃을 일이다.
이 상황 속에서 몇몇 사람들이 토지매매대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하고 성과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는데 말이 되지 않는다. 자신의 정당한 수입이라면 왜 이유도 없이 기부를 하겠다는 것인가. 그에 앞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먼저다.
이를 보면서 최근 금배지를 달게 되는 김의겸이 생각난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청와대를 떠난 사람이다. 그 역시 매매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는데 정말 사회에 환원했는지도 의심스럽다. 그런 사람이 국회로 온다. 국회가, 국민이 어떻게 대처할지 우려된다.
현재 변 장관이 포함된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구심이 든다. 강제수사가 불가피하다. 배우자는 물론 직계존비속과 친인척까지, 그리고 차명 거래 의혹까지 철저하게 수사를 해서 국민의 의혹을 풀어줘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검찰과 감사원이 나서야 한다.
또한 증권사처럼 직원이 토지와 관련해서는 사전 승낙 등 업무와 연관되는 일을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해야 한다, 이참에 ‘11년 경력의 영농인 대통령님’ 경남 양산 사저 농지법 위반 논란에 대해서도 한 점의 의혹도 없는 수사가 이뤄져 사실이 밝혀져야 한다. 또 공정을 입증하기 위해서도 대통령 스스로가 난무하는 의혹을 밝혀주었으면 한다.
안타까운 일은 이번에도 업무와 관련해 LH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죽음으로 대신 할 만큼 밝힐 수 없는 게 있다는 것인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왜 이런 참변이 계속해서 일어나야하는지.
급기야는 변 장관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사의를 표했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거쳐 문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변창흠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 주도형 주택 공급대책과 관련한 입법 기초 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며 유보했다. 2·4 부동산 공급대책의 첫 단추가 제대로 끼워질 때까지는 장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라는 것인데 국민은 납득할 수 없다. 과연 문대통령이 현 사태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지 조차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은 무질서의 하나님이 아니시오 오직 화평의 하나님이시니라.”<고린도전서14 : 33>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3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