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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청문회 발언을 통해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을 한번 알아봅시다. 옐런은 약달러는 추구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반대로 강달러를 추구하겠다는 걸까요? 그런 얘기는 없었습니다. 다만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강달러로 갈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을 살펴 봐야 합니다.
1985년 미국은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일본과 플라자 합의를 했습니다. 플라자 합의의 기본은 일본의 엔화 환율을 내려 수출을 제한 하려는 조치였습니다. 플라자 합의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약한 달러가 나옵니다. 달러는 유가와 연동되어 있습니다. 원래 약달러는 고유가를 부릅니다. 그러나 당시 중동 이외에서 석유가 마구 터져 나오죠. 노르웨이, 멕시코 등지에서 석유가 마구 터져 나오면서 사우디는 조기에 이들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해 석유증산에 나섰고 아이러니하게도 저유가의 시대가 지속됩니다. 그리고 전 연준 의장 폴볼커가 20%까지 올렸던 금리를 차츰 내리면서 저금리 시대가 왔습니다.
이러면서 80년대 후반 3저 호황이 찾아옵니다. 저달러, 저유가, 저금리의 시대죠. 3저 호황으로 우리나라는 기록적인 성장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일본은 강한 엔화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내수로 성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강한 엔화로 수입물가가 싸지니 소비와 부동산, 주가의 자산가격 상승이 일어났습니다. 일본은 원래가 수출로 밥 벌어먹고 사는 나라인데 부동산, 주가만 벼락같이 오르다가 결국 버블이 꺼져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고 경기침체로 갔습니다.
역플라자 합의란 무엇인가요? 플라자 합의 후 10년이 지난 1995년 4월 1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 80엔이 붕괴 됐습니다. 다음 달 선진 7개국(G7)이 달러가치 부양을 목적으로 합의를 한 것이 바로 ‘역플라자 합의’입니다. 그렇다면 역플라자 합의의 핵심은 강한 달러로의 회귀를 한 거죠. 왜 미국은 역플라자 합의를 하면서 강한 달러를 추구하게 되었을까요?
플라자합의를 통해 미국은 수출이 되살아 날 것이고 그로 인해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플라자 합의 이후 경상수지 적자의 효과가 미미했음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이미 제조업의 비중은 줄어들었고 서비스의 비중은 크게 늘었기 때문에 약한 달러를 통해 벌어들일 돈이 별로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미국은 강한 달러를 통해 자본수지 흑자를 거두려고 역플라자 합의를 했던 겁니다.
자본수지 흑자로 미국이 얻는 이득은 무엇인가요? 강한 달러를 추구하면 전세계의 돈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옵니다. 그러면 자본수지가 흑자가 됩니다. 이것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조정하는 대신에 유예하는 길을 택한 겁니다. 즉 경상수지 적자는 그대로이나 달러가 많아져서 가지고 있는 달러 대비 경상수지 적자의 %가 적어지는 거죠. 현재의 달러는 예전의 금본위제에서 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달러를 강하게 만든다면 외국에서 금(달러)이 많아진다는 것과 마찬가지 일이 됩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강한 달러를 만들기 위해 금리를 올렸을까요? 금리를 올려서 강한 달러를 만들 수도 있지만 다른 나라의 통화를 약하게 해서 강한 달러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역플라자 합의를 하고 일본의 엔화는 달러당 80엔에서 148엔으로 수직상승하게 됩니다. 즉 미국이 일본의 엔화 환율이 오르는 것을 용인한 겁니다. 일본도 나쁠 것이 없는 게 엔화가 이렇게 오르면 미국으로의 수출이 용이해집니다. 그러니 버블이 꺼지고 수출로서 경기를 살려야 되는 1995년도에 일본도 오케이를 한 거죠.
그렇다면 왜 일본이었을까요? 일본은 당시 최고의 제조업 강국입니다. 물론 플라자 합의 당시 대상국은 일본과 독일이었습니다. 플라자 합의 당시 가장 큰 피해국은 일본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독일은 강한 마르크화를 추구하다 슬그머니 환율을 올렸고 1989년에 동독과 통일이 되면서 마르크화의 가치는 더 떨어졌습니다.
미국이 강한 달러가 되어서 노리는 것은 수입물가가 싸지고 소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경기를 살리려는 것인데 그러려면 싸게 물건을 공급해줘야 할 나라가 제조업 국가이고 여기에 일본은 필수입니다.
미국은 강한 달러를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는 것도 맞지만 그 외에도 금융업이 강합니다. 금융업을 통해 돈을 벌려면 강한 달러가 필수입니다. 왜냐하면 달러가 강하면 싸게 자금 조달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투자은행은 강한 달러로 외국의 알짜 기업들을 쉽게 M&A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한 달러에서는 금융업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즉 1995년 미국은 역플라자 합의를 통해 소비와 금융업으로 미국을 성장시키려고 생각했던 겁니다.
역플라자 합의로 인한 미국경제의 결말은 어땠을까요? 강한 달러로 인한 자산시장의 버블이 형성되었고 결국 2000년 닷컴버블이 꺼지면서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1995년부터 2000년 닷컴버블까지 엄청난 자산가격의 상승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공식을 하나 알고 가야 합니다. 약달러 → 고유가, 강한 달러 → 저유가 말입니다. 그러면 현재의 상황과 플라자 합의, 역플라자 합의를 비교해 봅시다.
2016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정책은 무엇이었을까요? 약한 달러를 통한 수출경쟁력 강화 경상수지 적자 축소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관세를 때렸고 중국의 환율을 떨어뜨려 강한 위안화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트럼프는 약한 달러 정책을 폈을까요? 자신이 대통령이 된 기반이 바로 스윙스테이트(미국 대선에서 특정 정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한 주)를 이겼기 때문입니다. 트럼프의 스윙스테이트는 러스트 벨트라 불리는 미국의 백인 고졸 노동자가 많은 지역입니다.
당시 힐러리는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를 들고 나왔습니다. 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의 통합을 목표로 공산품, 농업 제품을 포함 모든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고, 정부 조달, 지적 재산권, 노동 규제, 금융, 의료 서비스 등의 모든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고 자유화하는 협정입니다. 2005년 6월에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4개국 체제로 출범했습니다. TPP는 투자자 국가 분쟁 해결 방법을 만들고, 관세 같은 무역 장벽을 낮추는 역할도 합니다.
논점은 이겁니다. 중국은 미국을 따라오는 주적입니다. 이것은 힐러리, 트럼프 둘 다 같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을 제거하려는 방법은 둘이 달랐습니다. 힐러리는 TPP를 통해 중국이 미국을 어떻게 따라오냐? 바로 미국에 제조업으로 수출해서 그 돈으로 따라옵니다. 그러니 돈 줄을 막으면 됩니다. 그러려면 중국이 수출을 못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중국에는 관세를 때리고 중국 이외의 나라 즉 TPP회원국인 동남아, 일본 등을 앞세워서 무관세를 체결하면 이들이 미국에 제조업 수출경쟁력이 생길 것 아닌가요? 그러니 이이제이 즉 오랑캐로 오랑캐를 물리치는 전략을 세우겠다고 한 겁니다.
그러자 미국의 백인 노동자들은 힐러리의 말에 뿔이 났습니다. 우리는 일자리가 없어서 극빈층으로 떨어졌는데 일자리를 중국에서 동남아로 옮기자는 거냐면서요. 그래서 트럼프는 스윙스테이트의 백인노동자 마음을 얻기로 했습니다. 왜 그렇게 어렵게 중국을 때리냐? 중국에 관세 45%를 때리고 중국이 수출 못하게 하면 되지. 그리고 중국이 수출을 못하면 미국에 공장이 생길 것 아닙니까? 그러면 미국에 백인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는 논리입니다. 여기에 화답한 미국의 스윙스테이트는 트럼프에게 몰표를 주었고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정부와 세계의 역학관계는 어떻게 진행이 됐나요? 트럼프는 당연히 수출을 많이 해야 하니 약한 달러를 추구할 겁니다. 약한 달러가 되면 동맹과의 관계는 나빠집니다. 미국의 우방은 원래 제조업을 잘 하는 독일, 한국, 일본 등입니다. 그런데 약한 달러가 되어서 미국이 수출하겠다고 한다면 제조업 강국은 싫어합니다.
중국에는 미중무역전쟁을 통해 관세를 때렸습니다. 그러자 미국의 소비자 물가도 덩달아 높아집니다. 그리고 중국에 진출해 있던 글로벌 기업의 영업이익도 떨어집니다. 인근 국가로 서플라이체인을 옮기면 되지만 시간이 걸리고 중국의 내수시장도 포기 못하는 만큼 글로벌 기업의 고민도 깊어집니다. 당연히 글로벌 기업도 싫어하죠.
약달러를 통한 고유가는 미국의 셰일기업에게 좋습니다. 셰일기업은 깊은 곳에서 석유를 캐내는 만큼 원가경쟁력에서 사우디 등 중동국가에 비해 떨어집니다. 따라서 고유가가 되었을 때 미국의 셰일기업은 기술력을 높여가면서 규모의 경제를 펼쳐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 좋습니다. 기술력이 좋아지는 만큼 더 많은 석유가 나오니 고유가에서 저유가로 진행이 됩니다. 공화당의 지지기반인 텍사스 등에 좋은 경제효과가 있었습니다.
물론 백인 노동자들은 트럼프를 좋아했습니다. 중국에 관세를 때리고 미국으로 공장이 되돌아왔고 멕시코에 장벽을 세워 불법이민자들을 막아 백인 노동자의 일자리와 임금을 보존해 줬죠.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1985년 플라자 합의의 시절 경제정책을 추구한 겁니다. 그리고 전세계를 상대로 미국이 홀로 맞짱을 뜬 겁니다. 물론 틈새로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등이 경제가 좋았습니다.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어떤 모양새로 나아갈까요? 트럼프의 정책을 뒤집고 힐러리, 오바마의 정책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은 마치 역플라자 합의의 시대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강한 달러 발언은 강한 달러로 유가를 낮추고 소비를 높이고 금융을 통해 미국의 부를 늘리고 TPP로 중국을 고립시켜 중국의 성장을 방해하는 정책을 펼칠 거란 얘기입니다.
옐런은 인위적인 환율 조작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즉 중국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죠. 여기서 생각나는 한 사람은 바로 힐러리입니다. 힐러리는 TPP를 통해 중국을 고립시키려 했습니다. TPP는 현재 CPTTP로 이름을 바꿔 실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CPTPP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 할 겁니다. CPTPP 회원국을 통해 공산품을 수입하고 중국을 배제하면 중국의 달러 외환보유고는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자 CPTPP에 중국이 미국보다 먼저 가입하려 애쓰고 있는 겁니다. 중국이 CPTPP를 통한 중국견제를 중국이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죠. 그러나 한국도 일본이 CPTPP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가입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만약 미국이 CPTPP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 했을 때 한국이 가입이 되어있지 않다면 미국으로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겁니다.
옐런의 이런 발언도 있었습니다.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옐런은 “중국은 중요하고 전략적인 경쟁국”이라며 “중국 등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처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협력하는 게 최선이며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적 재산권 탈취와 보조금 등 중국의 불법과 불공정한 관행에 대응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의 모든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끔찍한’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을 때리거나 수입을 거부한다면 인권, 불공정한 관행, 지적 재산권 탈취 등과 같은 이유로 때릴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 정책의 진행은 어떻게 될까요?
강한 달러를 추구하는 만큼 낮은 가격에 공산품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고 미국의 소비는 늘어날 겁니다. 미국으로 달러가 들어오면 천문학적인 재정부양은 상대적으로 절대적인 달러의 양 대비 재정적자 %가 떨어질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는 미국의 투자은행들의 투기적 자산이 몰리면서 신흥국의 주식, 채권의 가격은 올라갈 겁니다.
그러나 미국의 강한 달러로 인해 달러가 미국으로 회귀하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에 수출 못하는 신흥국들의 달러자산이 마르면서 1997년 IMF위기와 같은 신흥국 위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주식, 부동산과 같은 자산 가격은 폭발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닷컴버블과 같은 자율주행차 등의 IT나 친환경섹터의 미래기술이 주목 받게 될 겁니다. 강한 달러로 인해 전통제조업은 침체를 겪을 겁니다. 백인 노동자들은 강한 달러로 제조업이 침체를 겪으니 제조업 중산층에서 서비스업을 전전하는 하류층으로 신분 이동이 있을 겁니다. 글로벌 기업은 중국 이외의 나라로 서플라이 체인이 이동할 겁니다. 플라자 합의와 역플라자 합의의 공통점은 강한 통화가 되었던 나라는 꼭 버블로 끝이 났다는 겁니다. 위의 가정은 강한 달러로 인한 미국의 경제를 가정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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