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전쟁터 자율주행차, 통합제어칩 기술력 관건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전문가칼럼

김장섭의 재테크 전망대

통합제어기 통해 전자제어장치(ECU) 실시간 분석, 설계능력 기술 패권 좌우

김장섭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3-23 12:06:17

지금까지 가솔린 자동차 회사의 기술력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3만 여개 부품을 잘 돌아가게 하는 제조 기술력에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있다는 가정 하에 만들어진 기계적인 자동차라는 거죠. 사람이 핸들을 돌리고 브레이크를 밟고 사이드 미러를 보고 주차를 하는 것은 오롯이 사람만이 했습니다. 즉 자동차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율주행차가 되면서 이러한 조정에 관한 모든 것을 사람이 아닌 자동차가 해야 합니다.

자동차가 조종을 스스로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바로 자동차가 운전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전자장치가 되어야 합니다. 기계장치는 스스로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스스로 생각을 하려면 어떤 방식이 되어야 할까요? 운전에 관한 여러개의 명령을 하나의 칩이 내려야 합니다. 사람으로 따지면 뇌와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뇌만 가지고는 절대 운전을 할 수 없습니다. 운전을 하는 손에 대한 센서가 필요할 것이고 사이드 미러를 보는 눈에 대한 센서가 필요할 것이고 속도를 높이는 기어를 움직이는 팔에 대한 센서 등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센서를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뇌의 역할을 하는 칩이 필요하죠. 이 칩을 통합제어기라고 합니다.

통합관리제어기는 차에 장착한 파워트레인, 멀티미디어, 에어백, 제동장치 등의 각종 전자제어장치(ECU)를 유선통신으로 연결해 다양한 운행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취합, 분석합니다. 레이더, 라이더, 카메라 등 여러 센서를 통해 입력하는 데이터와 자율주행관련 정보 등의 대용량 데이터도 처리 가능합니다.

통합제어기를 가장 잘 설계하는 기업이 바로 테슬라입니다. 그리고 테슬라 이외에도 통합제어기를 제작하는 기업은 엔비디아, 인텔의 모빌아이, 구글의 웨이모 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자율주행차로 성공을 하려면 통합제어기 성능에 달려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전통적인 자동차기업은 전자장치화 된 통합제어기를 잘 설계할까요? 설계하지 못하니 주가가 빌빌 대는 겁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통합제어기를 설계하고 실제 양산에 나선 기업은 현재 테슬라가 유일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니오데이에서는 니오가 엔비디아의 칩을 써서 자율주행에 나선다고 했습니다. 결국 니오도 엔비디아의 통합칩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크게 자율주행차의 통합제어기 칩을 설계할 수 있는 기업은 테슬라, 엔비디아, 인텔의 자회사인 모빌아이, 구글의 웨이모 정도입니다. 물론 현대차도 통합제어기를 설계했고 GM, 포드 등도 이 분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가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은 가장 앞서 나가는 것이 바로 테슬라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러한 자율주행차의 설계능력에 도전할 기업은 어떤 기업일까요? 기존의 자동차 기업보다는 IT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애플이 애플카를 만든다는 뉴스가 나왔을 때 주가가 뛰었던 거죠. 애플은 얼마전 M1칩을 스스로 설계해서 맥북에어에 자체 탑재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텔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죠. 맥북에어에 장착된 M1의 장점은 인텔의 칩을 능가합니다. 이전의 인텔칩을 장착한 맥북보다 훨씬 빠르고 배터리 소모도 50% 줄었다는 겁니다. 애플은 M1칩을 스스로 설계하면서 자율주행차의 통합제어칩 설계능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줬습니다.

아마존도 스타트업 ‘죽스’(Zoox)를 인수하면서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첫 자율주행 택시를 공개하기도 했죠. 아마존은 현재로썬 무인배달 쪽에 이 차를 쓸 것이라고 했지만 만약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면 스스로 통합제어칩을 개발할 겁니다. 물론 구글의 웨이모도 빼 놓을 수 없죠. 결국 통합제어칩을 스스로 설계하는 빅테크 기업은 자율주행차에 뛰어들 것이고 이들이 모두 뛰어들었을 때 진짜 자율주행차의 전쟁은 시작됩니다.

김장섭 필진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