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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려 하면 이 교훈이 하나님께로부터 왔는지 내가 스스로 말함인지 알리라” <요한복음 7 ; 17>
일명 성추행 보궐선거로 불리는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우여곡절 끝에 사실상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양자 대결로 치러지는 선거가 됐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야기된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3월 대선을 겨냥해 여당은 정권 재창출을, 야당은 정권심판론을 앞세우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지방선거지만 나라 전체 유권자 4명 중 1명(130만명 추정)이 투표를 하게 되는 매머드급 선거이기 때문에 여야간 대결이 상식을 넘어설 정도로 격화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 정책, 비전 경쟁이란 정도(政道)가 아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논리로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사도(死刀)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정치인들이 선거철이 되자 여야를 불문하고 패거리로 재래시장을 몰려다니며 어묵이나 떡볶이를 사먹으며 민심을 파악한다고 한다. 지하철역 앞에서 유세하는 전통적 방식도 변하지 않았다. 떠들기는 하는데 정작 시민을 위한 공약은 하나도 없다. 후보들의 뻔뻔함에 낯이 뜨거워진다.
여당은 20대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20대는 철이 없다’고 말한다. 마치 여우가 포도밭에서 포도를 따먹지 못하자 ‘포도는 시다’고 하는 것과 똑같다. 여당은 이번 선거에는 사람을 보고 찍어달라고 말하는데 많은 국민들은 ‘사람 같은 사람이 있어야지, 사람 같지도 않은데 어떻게 찍어?’라며 비웃는다. 또 ‘서울, 부산 시장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비용을 왜 우리 국민들이 부담하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 “부동산 투기로 돈을 못 벌게 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국민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불신의 대통령을 또 한 번 믿고 싶었던 거다. 이런 와중에 문 대통령의 딸은 빌라를 사고팔아 1년 9개월 만에 1억4000만원을 벌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통령의 처남은 10여 년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땅을 팔아 47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설상가상 문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퇴임 후에 거처하기 위해 양산에 부지를 사들인 게 문제가 된 것이다. 일부가 농지인데 ‘영농 경력 11년’ 이라고 적어 허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9개월 만에 농지(農地)가 대지(垈地)로 둔갑, 형질 변경이 됐다.
이를 두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럼 낚시 다니는 사람도 어부 맞네’라며 빈정거린다. 문 대통령이 여러 차례 “퇴임 후 양산 매곡동 자택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은 이런 사저가 될 줄은 꿈에도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뒤집어놓았다.
문득 신격화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김대중 도서관과 기념관, 그리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역화된 경남 봉화마을이 떠오른다. 이참에 한마디 하자면 김대중 도서관과 기념관 더 이상 만들지 말고 노무현 묘소도 다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국립묘지에 이장해 경비병력 및 국가 재정을 줄였으면 한다.
문 대통령은 그 시절 대통령비서실장 출신이라 이런 사정을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 수밖에 없다. 그런 그가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을 땐 대충 신축하겠지 하는 정도였다. 그런데 아니었다. 스스로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하고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아마 ‘노무현 모델’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구심이 든다.
다수의 국민은 “과연 문 대통령이 퇴임 후 자기가 원하는 양산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고 말한다.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 없는 땅”이라고 했는데 그럼 사후에 그 땅을 기증하겠다는 것인가 묻고 싶다. 일단은 대통령의 선의를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고 싶고 법과 현실의 괴리도 인정하고 싶다. 그러나 ‘싼 농지를 사서 비싼 대지로 바꾼 것은 투기로 비춰질 수 도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는 것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예사롭지 못하다.
문 대통령은 양산 사저 비판에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국민이 민망할 정도로 과민반응을 보였다. 마음 한 구석에 찔리는 게 있거나 국민을 무시하는 마음이 든다. 국민 입장에선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남 사저와 면적을 놓고 가격을 따지는 게 아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온 사회를 고통과 분노 속에 몰아넣고 나 홀로 편안하게 양산 사저로 돌아가겠다는 느낌 자체가 불편하고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허위기재가 아니다”라고 했다. 어느 말단공무원이 대통령이 양식에 맞춰 신청한 영농서류를 감히 거부하겠는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속담처럼, 공교롭게 문 대통령이 격노했다던 ‘문재인 대통령 기록관’이 백지화된 것이 지난 2019년 하반기였다.
대통령 부부가 ‘농업경영’을 하겠다며 농지를 매입한 게 지난해 4월이었다. 당시 사의를 표했던 대통령 기록관장(2급)이 최근 국가기록원장(1급)으로 중용됐다. 대통령의 퇴임 후 욕망이 읽혔다면 필자만의 오해로 끝났으면 한다.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문 대통령은 지방 양산으로 가니 너른 땅을 마련할 수도 있었지만 고향이 수도권 출신에겐 난망한 일이다. 특히 사저가 아파트일 경우는 경호문제 등 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사회가 한 번쯤 시야를 조정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퇴임을 1년 여 앞둔 문 대통령이 눈여겨보았으면 하는 정치인이 있다. 한분은 스웨덴의 타게 엘란데르 전 총리이고 또 한 분은 베트남 국부 호찌민이다. 운동권 출신인 스웨덴의 타게 엘란데르 전 총리는 23년간 총리를 하면서 타협의 정치를 했고 1969년 득표율 50%를 넘는 압승을 거두었어도 ‘새 인물이 필요한 때’라며 스스로 자리를 내놓았다. 특히 그는 총리 관저에서는 직무만 보고 임대주택에서 거주했다. 막상 퇴임 후 거주할 집이 없어 국민이 시골에 별장을 지어줬다. 부인도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교사 생활을 했다 .
또 한 분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은 프랑스 총통 관저에 살다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석 달 만에 배관공 집으로 옮겼다. 문 대통령은 “호찌민을 본받으면 부패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말하던 분이 솔선수범의 기호를 놓쳤다. 양산 사저의 규모는 1817평에 달한다. 경호시설을 거론했지만 진정한 경호는 보여 지는 초소의 규모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국민의 존경도’에 달렸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그토록 퇴임 후가 두려운 건가. 민심이 떠나가고 있다. 권위 있는 여론조사기관에서 국민의 73%가 청와대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82%는 표로 심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정권심판론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위에는 맑은데 아직 아래는 맑지 않다” 며 “그런 것까지 고치려면 재집권해야 한다”고 해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정말 김정은이 말하듯 소와 개돼지가 웃을 일이다. 그런 억지야말로 위대한 정신승리법을 갖고 있는 비상한 머리의 소유자임이 분명하다.
농지를 유린하는 투기는 헌법적 가치인 경자유전을 부정하는 악행이다. 헌법 121조는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 된다”고 명시돼 있다. 농지법 6조1항은 “농지는 자기의 농업 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 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6월 스웨덴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스웨덴 국민들이 가장 존경한다는 엘란데르 전 총리의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우리 국민은 반세기를 보내면서 너무 많은 전직 대통령들의 비운의 말로와 심지어는 탄핵당하며 감옥에 가는 비운의 대통령을 지켜보았다.
우리도 스웨덴의 엘란데르 총리와 베트남 국부 호찌민 같이 멋진 뒷모습의 퇴임 대통령을 맞이할 수는 없을까. 그런 욕심이 지나친 사치라 할 수 있을까. 대통령의 퇴임 후의 미래가 왠지 모르게 불안한 게 슬픈 마음이 드는 건 필자만의 느낌일까.
민심과 헌법을 우습게 알고 국민을 무시하는 정권에는 미래가 없다. 그런 정권을 누가 지지하겠는가. 이해찬을 보면서 문득 한명회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10여일 남짓 남은 성추행보궐선거 투표로 심판하자.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디모데후서 2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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