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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 전무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후계구도가 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지금까지 대상그룹 후계구도는 임 명예회장의 차녀 임상민 대상 전략담당중역 전무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었지만 언니가 먼저 승진했기 때문이다. 임 부회장의 승진 소식과 함께 계열사 초록마을이 그룹 후계구도에서 일종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임 부회장의 남다른 재력 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임 부회장은 청담동에 빌딩과 고급빌라 등을 소유하고 있는데 해당 부동산의 가치 총액만 400억원대에 이른다.
30일 재계,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임세령 부회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빌딩 한 채를 개인 명의로 소유 중이다. 이 중 빌딩의 경우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로 면적은 연면적 1795.18㎡(약 543평), 대지면적 459.6㎡(약 139평) 등이다. 임 부회장은 해당 빌딩을 2010년 매입했다.
이곳 1층엔 임 부회장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메종드라카테코리’가 입점해 있다. 그 위로는 웨딩업체, 병원 등이 각 층마다 자리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등에 따르면 임 부회장 소유 빌딩의 시장가는 3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압구정 로데오 거리의 인기가 예전 같진 않지만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 역과 가까이 위치해 있고 리모델링한 흔적도 있어 가치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로데오 거리 초입에 자리한 점과 인근 명품거리와도 거리가 멀지 않다는 점 등도 장점으로 지목됐다.
이우람 원빌딩 팀장은 “동일 라인 건물이 평당 2억원에 거래된 내역이 있고 역 출구 앞 코너에 위치해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며 “리모델링을 한 기록도 있어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빌딩 외에도 임 부회장은 청담동 소재 상지리츠빌카일룸3차 한 호실도 개인 명의로 소유 중이다. 해당 호실은 공급면적 345.79㎡(약 105평), 전용면적 273.88㎡(약 83평) 크기로 단지 내에서 가장 넓은 평형대다. 복층 호실이라는 특징도 지녔다. 임 부회장은 해당 호실을 2010년 57억원에 매입했다.
상지리츠빌카일룸3차는 청담동 내에서도 최고급 빌라로 꼽히는 곳으로 내부공간이 고급스럽게 지어진 것으로 유명하다. 최고 수준의 보안을 자랑하는 동시에 각 세대가 독립돼 있어 개인 생활이 보장돼 있다는 장점도 있다. 파노라마 한강조망과 교통편의성 등도 갖췄다. 휘트니스센터 등 단지 내 편의시설도 우수하며 바로 앞엔 한강공원이 있다.
부동산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임 부회장 소유 호실의 가치(시세)는 100억원대로 평가됐다. 상지리츠빌카일룸3차 호실 시세와 복층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평(3.3㎡)당 1억원이 적정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고급빌라 거래 특성상 실거래가는 거래 당사자들의 상황 등에 따라 시세가격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한 고급빌라 전문가에 따르면 “최근 거래가 등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현재 상지리츠빌카일룸3차 호실 거래가는 평당 1억원 정도로 분석된다”며 “여기에 복층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보면 적정 거래가는 약 100억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상家 후계구도 촉각…‘임세령 계열사’ 초록마을 존재감 고개
임 부회장은 최근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와 대상(주)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임 부회장은 대상홀딩스 전략담당중역과 대상(주) 마케팅담당중역 보직을 동시에 수행한다.
임 부회장은 2012년 말 대상(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책을 맡아 식품 부문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을 총괄했다. 2016년 전무로 승진한 후엔 대상(주) 마케팅담당중역을 맡았다. 청정원 브랜드의 대규모 리뉴얼, ‘안주야’ 제품 출시 주도 등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당초 재계 등에서 대상그룹 차기 총수로 유력 지목했던 인물은 임 부회장의 동생 임상민 전무였다. 언니보다 활발히 경영활동에 참여한 점과 대상홀딩스 지분 36.71%를 소유하며 최대주주로 있다는 점 등이 근거로 자리했다.
임 부회장의 대상홀딩스 지분율은 20.41%로 임 전무와 차이가 크다. 아버지 임창욱 명예회장과 어머니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 소유 지분을 모두 합쳐도 동생보다 지분율이 낮다. 임 명예회장의 대상홀딩스 지분율은 4.09%(보통주 기준), 박 부회장 지분율은 3.87%다.
다만 이번 인사로 대상그룹 후계구도가 기존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임 부회장과 달리 임 전무는 승진하지 않았다. 지분율에서 크게 앞서있다곤 하지만 언니보다 빠르게 입사했음에도 승진이 뒤쳐진 점 등이 후계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전무는 언니보다 3살 어리지만 3년 빠르게 입사했다.
일각에선 계열분리를 중심으로 한 자매 공동경영을 거론한다. 임 전무가 그룹을 고스란히 물려받는 대신 자매가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며 서로 다른 사업 분야를 책임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식품 사업을 영위하는 ‘초록마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임 부회장은 초록마을 지분 30.17%를 소유하며 2대 주주로 있다. 1대 주주가 대상홀딩스(49.10%)라는 점에 비춰보면 사실상 임 부회장이 최대주주다. 임 부회장은 초록마을에서도 마케팅담당중역을 맡고 있다. 임 전무가 3대 주주(20.31%)로 있지만 그룹 지배구조 등에 비춰보면 초록마을은 임 부회장이 동생보다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계열사다.
대상그룹 오너일가는 대상홀딩스를 통해 각 계열사의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대상홀딩스는 대부분의 그룹 계열사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대상홀딩스 지분율이 50%를 밑도는 건 대상(주), 초록마을 정도다. 여기서 대상(주)의 경우 소액주주 등 일반투자자 소유 지분이 과반을 차지한다. 대상홀딩스 및 오너일가 지분은 44.74%(보통주 기준)다.
초록마을은 연매출이 2000억원에 육박하는 알짜 계열사다. ‘초록마을알에스’라는 계열사도 지배하고 있다. 그룹 전체 매출과 비교했을 때 사업규모가 크진 않지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브랜드라는 점 등에서 신사업 추진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
주요 그룹 후계자들은 경영승계에 앞서 크고 작은 사업을 맡아 일정한 성과를 내고 경영능력을 입증해냈다. 임 부회장도 같은 과정을 밟아나갈 가능성이 크다. 대상그룹 후계구도에서 초록마을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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