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시행 불완전판매 감소는 두고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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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용의 바른보험

법안 마련은 좋지만 보험시장의 현실적인 문제도 생각해야

김덕용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4-01 09:01:15

지난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시행됐다. 금융권에서는 불완전판매에 따른 벌금조치를 피하기 위해 지침사항들을 모두 지키며 기존과는 다른 상품가입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탁상행정의 한계를 운운하기도 했다. 보험을 가입하는 가입자들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보험을 가입시키는 보험설계사 입장에서도 ‘귀찮은 과정만 늘어난 것’이라며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라서 이렇게 말이 많은 것일까.

금소법은 그 동안 금융권에서 지적됐던 불완전 판매를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금융당국이 고심 끝에 내놓은 법안이라고 볼 수 있다. 취지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법안인 것은 맞지만 현장의 분위기를 너무 모르고 내어놓은 듯하다. 법안은 내놨지만 그에 따른 지침은 뒤늦게 현장에 전달됐고 그에 따른 구비서류 또한 미비해 은행의 경우 업무가 상당히 지체가 되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한편 보험가입의 경우도 기존과는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지만 앞으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민원이 제기됐을 경우 이를 소비자가 아닌 보험가입을 시킨 설계사 당사자가 입증을 해야 하기에 조금의 흠이라도 잡힐까 청약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우왕좌왕하는 분들도 주변에 보였다.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지고 시행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계도기간을 같이 부여해 현장에서 흡수를 할 수 있도록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보험설계사와 보험소비자들의 경우도 좋은 제도인 것에는 이의가 없지만 이렇게 한다고 해서 불완전판매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전혀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다. 분명히 개선이 되는 지표는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영업방식이 여전히 성행을 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경우도 보험가입을 하면 아직도 대가성 선물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상황에서 그 효과는 미비할 거라 생각한다.

보험시장에서의 금소법 시행은 개인적인 생각에 아직은 ‘보여주기 식’으로 업무의 프로세스만 하나 늘어난 것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영업실적의 증가로 인한 보험시장의 성장이 아닌 소비자와 보험설계사의 인식이 뒷받침이 된 보험시장 성장이 있어야 골머리 썩고 있는 불완전판매라는 녀석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금융당국은 법안의 마련이 초석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행정적인 차원에서 너무 형식적인 것만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보험상품의 불완전판매가 사라지려면 보험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관심과 더불어 제대로 된 인식이 반영돼야 한다. 본인이 필요해서 가입하는 경우도 많지만 아직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고 본다. 마케팅 전화를 비롯해 각종 광고에 혹해서 충동적으로 가입하거나 아는 사람이 보험설계사인 관계로 억지로 보험가입을 하는 경우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금소법이 있다고 할지라도 불완전판매에 여전히 노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완벽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금소법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시작인데 여기저기서 잡음이 많은 것은 결국 행정적인 절차만 강조하고 있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법안을 조금 더 여물게 만들어 취지에 맞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융당국이 법안만 시행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꾸준히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영업 현장의 감시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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