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분쟁 장군멍군, 美ITC “SK, LG 특허침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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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C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분리막 등 LG에너지솔루션 특허 4건 침해 아냐”
SK “독자적 기술력 인정 받은 것”…LG “최종 판결서 특허 유효성 적극 소명할 것”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01 12:38:05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한 예비 판결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 줬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미국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등 특허 침해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관련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2019년 9월 배터리 분리막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안전성강화분리막(SRS) 미국 특허 3건, 양극재 미국 특허 1건 등 총 4건의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특허 침해 여부를 검토해 온 미국 ITC는 이번 예비 판결에서 “분리막 코팅과 관련한 SRS 517 특허 건에 대해 특허의 유효성은 인정하나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SRS 241과 152, 양극재 877 등 나머지 3건에 대해선 LG의 특허에 대한 유효성이 없고 SK의 특허 침해도 없다고 봤다.

이번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은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승리로 끝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파생된 사건이다.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핵심기술을 유출할 우려가 있는 자사 인력을 빼갔다며 ITC에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방어 차원에서 같은해 9월 LG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LG는 SK야말로 특허를 침해했다며 ITC에 맞소송을 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소한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은 조사가 지체되며 올해 7월 예비 판결을 앞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에서도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마찬가지로 자사에 유리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G의 예상과 달리 결과는 SK이노베이션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양사가 벌이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한 협상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이어 이번 특허 침해 소송에서도 승리할 경우 SK이노베이션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LG와 SK 간 협상은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앞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패소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사활을 걸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특허 침해 소송에서의 승리를 근거로 협상력을 높이려고 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ITC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예비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독자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ITC의 예비 판결은 아쉽지만 존중한다”면서 “예비 판결에서 분리막 코팅 관련 핵심 특허인 517 특허가 유효성은 인정받은 만큼 최종 결정에서 침해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특허도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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