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윤여정,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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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09 00:02:30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이 한국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지난달 15일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 발표 결과 ‘미나리’는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 여우조연, 남우주연, 각본, 음악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이다.

그런데 이달 4일(현지시간) 미국 배우조합상(SGA)에서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유력 수상후보로 거론된 배우 윤여정이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미국 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것이다.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수상소감으로 “정말 영광스럽다. 동료 배우들이 나를 여우조연상으로 선택해서 감사하고 SGA에도 감사인사를 전한다”고 가슴 벅찬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미나리’의 수상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작 중요한 시상식은 아직 남아있다. 제일 중요한 본편인 4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전에 치러지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그것이다. ‘미나리’는 이달 11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영국 아카데미상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등 4개 부문 중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제외한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미나리’는 영국 아카데미에서 감독상, 각본상, 남우조연상(앨런 김), 여우조연상(윤여정), 외국어영화상, 캐스팅상 등 6개 부문에 올라있다. 이 중에서 ‘미나리’가 가장 수상이 유력한 부문은 윤여정이 오른 여우조연상과 외국어영화상이다. 외국어영화상은 이미 골든글로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골든글로브에서는 ‘미나리’가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제작사 플랜B가 제작한 미국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나오는 대사의 절반 이상이 한국어가 등장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외국어영화로 분류했다. ‘미나리’가 뛰어난 작품성을 가지고 있는 영화임에도 작품상이나 연기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에서 많은 언론들이 골든글로브 주최 측에 대한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달 25일(현지시간)에 개최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음악상 후보에 올라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제이콥역을 연기한 배우 스티븐 연의 연기도 인상적이었지만 함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이 영화에서 선보인 연기는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았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에서 가족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인정 넘치는 할머니 순자 역으로 출연했다.

윤여정은 스티븐 연, 한예리,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 만큼 영화에서 많은 분량을 소화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중간 부분에 등장해 55년 연기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배우다운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했다.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에 대해 손자를 사랑으로 보살펴주는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인물을 물 흐르듯이 잘 소화해내고 있다는 전 세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이 쏟아졌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결혼이야기’의 로라 던이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올해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대한 기대가 높은 이유 중 하나다.

또한 이달 11일에 개최되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다면 그로부터 2주 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 윤여정의 수상 소식이 코로나로 침체되어 있는 한국 영화계에 큰 활력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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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