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도시 전반 기능 향상 관점에서 정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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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입주 30년 경과… 일산·평촌·산본·중동도 곧 30년 도래
여전히 매력적인 주거지이나 주택 노후화로 주민 불편·불만 커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09 00:03:00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1기 신도시의 현황을 분석하고 향후 도시개발 방향을 제안하는 자료가 발표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8일 ‘수도권 1기 신도시 현황과 발전 방향 모색’ 보고서를 발간하고 “1기 신도시의 급속한 노후화에 대비하고 도시 전반의 기능 향상 관점에서 새로운 정비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1기 신도시는 우리나라 도시 개발의 대명사가 돼 이후 개발의 주요 모델이 됐으나, 시대 변화에 따라 사회적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 올해, 분당 신도시의 입주가 시작된 지 30년이 됐다. 내년 혹은 내후년이면 일산, 평촌, 산본, 중동에서 준공 30년이 경과하는 단지가 등장한다.

1991년 분당에서 5026가구가 준공된 것을 시작으로 분당을 포함한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지역에서 1995년 4.5만호, 1993년과 1994년에는 7.0만호가 넘는 아파트의 준공이 이루어졌다. 1996년까지 대규모 입주가 지속됐고 이를 감안하면 올해부터 2026년까지 28만호에 달하는 주택이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으로 편입될 예정이라는 게 건산연의 설명이다. 도시 개발이 시급해 보인다.

이처럼 주택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주차난, 상하수도 부식, 층간소음 등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1기신도시는 여전히 매력적인 주거지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건산연은 “매매가격 상승도 유지되고 회전율도 높은데 이는 1기 신도시를 향한 주택수요를 반영한다. 또한 높은 전세가격 상승을 보여 자산으로서 가치뿐 아니라 주거라는 사용가치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하지만 경부축 인접 여부, 교육 여건, 인접지 개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도시별 상황은 다르다”고 꼬집었다.

실제 분당, 평촌은 40대 이하 인구가 각각 65.5%, 64.2%로 젊은 인구 비중이 높고 주택 구입자 중 40대 이하 비중도 분당은 67.0%, 평촌은 62.6%로 경기도 평균(58.1%)을 크게 상회한다.

이에 대해 허윤경 연구위원은 “젊은 인구 및 매입자가 유입되고 소득과 소득 증가율도 높아 강한 도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분석의 한계로 행정구역 기준의 분당구는 판교가 포괄되어 분석돼 오역의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촌은 낮은 무주택 비율(36.7%)과 높은 매매거래 회전율(연간 평균 7.6%)이 확인되는데 이는 수도권 자가시장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 연구위원은 “경부축의 지속적 발전으로 강남권과 경기 남부권에서 고소득 일자리가 유지되거나 새롭게 생겨났다. 분당, 평촌이 해당 지역 통근자들의 주요 주거지로 자리매김하였고 양호한 교육 인프라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면서 “반면 일산과 중동은 50대 이상 장년층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추가적 노령화가 이루어지면 도시의 활력 저하가 예상된다. 또한 일산은 소득 수준에 비해 소득 증가율은 낮고 연체율이 높은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수도권 1기 신도시가 우리나라 도시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도시정비와 주택정비의 방향성을 보여줘야 하는 의무가 존재한다”며 “수도권 주택수요 및 개발압력 대응을 위해서도 양호한 주거지 유지는 중요한 이슈다. 계획도시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산발적 단지 중심의 정비가 아니라 스마트도시로의 변화 등 도시 전반의 기능 향상 관점에서 새로운 정비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문용균 기자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