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식시장에 ‘올인’한 가계… 지난해 주식 83조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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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0년 자금순환 집계… 가계 증권투자 금융부채 ‘사상 최대’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08 20:47:09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우리나라 가계가 주식에 투자한 돈과 금융부채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따른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한은)이 8일 발표한 ‘2020년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부문의 자금운용에서 자금조달을 뺀 순자금운용 규모는 83조5000억원으로 전년(64조20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자금순환이란 일정 기간 발생한 돈의 흐름을 경제주체와 금융자산별로 기록한 통계로, 돈이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총괄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순자금 운용액은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순자금 운용이 플러스(+) 값을 나타낸 것은 여윳돈이 늘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비영리단체 및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은 2019년(92조2000억원)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19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조달·운용·순조달도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가계의 자금운용(금융자산 순 취득) 규모는 365조6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두 배(184조2000억원) 이상 늘었다. 1년 전 마이너스(-)였던 지분증권·투자펀드(-3조8000억원)와 채권(-17조6000억원)이 각각 76조7000억원과 10조5000억원으로 반전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투자펀드를 제외하면 가계는 작년 국내(63조2000억원)와 해외(20조1000억원) 주식에만 총 83조30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한 것이다.

가계의 자금조달(금융부채 순 발행) 규모도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173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차입이 역대 최대치인 17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7조3000억원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로부터의 이전소득 등으로 소득이 증가했으나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는 감소하면서 순운용 규모가 확대됐다”며 “대출 등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운용측면에서는 단기성자금이 누적되고 주식 등 고수익 금융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비금융법인과 일반정부의 조달·운용·순조달도 통계편제 이후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비금융 법인기업 부문은 2019년보다 자금조달이 자금운용보다 더 크게 증가해 순자금 조달 규모가 61조1000억원에서 88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비금융 법인기업의 자금조달액은 162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6조7000억원 늘어난 269조원을 기록했다. 금융기관 차입액이 105조1000억원에서 159조8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데 비해 국외 조달을 통한 직접 금융액은 20조4000억원에서 15조9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법인기업 자금운용액도 180조7000억원으로 2019년(101조2000억원)보다 80% 가량 늘어났다. 특히 금융기관 예치금이 39조원에서 122조1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한은은 “기업들은 대출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유동성확보 노력으로 결제성예금 및 단기저축성예금 운용을 크게 확대했다”면서 “전기전자 업종 중심의 영업이익은 개선됐으나 단기 운전자금 및 장기 시설자금 수요가 확대되면서 순조달 규모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반정부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정부소비·투자가 확대되고 코로나에 따른 보조금 및 경상이전지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2019년 순운용(29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순조달(27조1000억원)로 전환됐다.

작년말 기준 국내 비금융부문의 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3474조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5조4000억원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2488조4000억원, 비금융 법인기업은 163조원, 정부는 823조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각각 2.21배, 1.05배, 1.72배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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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