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GDP 넘어선 국가부채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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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123兆 급증…1인당 1635만원
채무비율 2025년 64.96%로 OECD 9위
포퓰리즘 정책 지양…재정준칙 마련 시급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09 00:02:02

나라 빚 관리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겠다. 정부 재무제표 결산 결과 2020년 말 기준 국가부채는 1985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1조6000억원 증가했다. 국가부채가 지난해 1924조5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을 웃돈 것은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처음이다.

우리의 국가부채를 보면 그 급증 속도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구체적 수치가 잘 말해주고 있다. 국가부채는 지급시기·금액이 정해진 ‘확정부채’와 향후 충당해야 할 ‘비확정부채’를 합산해 산출한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4차례 추경(67조원) 등 적극적 재정운용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 등으로 확정부채가 111조6000억원 늘었고, 공무원·군인연금으로 지급해야 할 돈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연금충당부채가 100조5000억원 증가하는 등 비확정부채가 130조원 불어났다.

재정당국이 코로나19 사태 대응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확장재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재정 총량관리가 시급한 과제다. 우리의 국가부채는 규모와 증가폭 모두 세계적으로도 빠른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5년 40%를 조금 넘었던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이 2025년에는 64.96%로 10년 만에 24%포인트 넘게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나라 가운데 싱가포르와 일본, 미국, 영국 등 다음으로 9번째 순위다.

정부가 직접 원리금 상환의무를 지는 국가채무(중앙+지방정부, D1)는 전년 대비 123조7000억원 늘어난 84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GDP 대비 44.0%를 차지하는 규모다. 국민 1인당 1635만원의 빚을 진 셈이다. 게다가 여권이 입법 추진을 하고 있는 ‘상생연대 3법’(손실보상법·협력이익공유법·사회연대기금법) 또한 국가부채 폭증 위험을 안고 있다. 손실보상법의 경우 집합 금지, 영업 제한 기간을 4개월로 가정하면 총액은 최고 98조80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정부 총예산 558조원의 17.7%에 달한다.

국민이 짊어져야 할 짐이 무거워졌다. 경기 회복 못지않게 빚 줄이기에 힘써야 할 때다. 나랏빚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일이다. 정부는 국민에게 잠시 위임받은 권력을 완전 자신들의 것이라 생각하는 착각에서 깨어나길 촉구한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5위 경제대국이었던 아르헨티나가 후안 패론의 선심정책에 거덜이 나 30위권 밖으로 밀려난 역사적 사례를 교훈 삼아야 한다.

오늘 대한만국도 마찬가지다. 유한한 정권이 막가파식 대중영합적 정책으로 나라를 도탄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행태를 상식 있는 국민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국가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재정준칙’을 마련하길 바란다. 실효성 있는 채무준칙과 수지준칙이다. 예컨대 국가채무를 GDP 대비 50%이하로 유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3% 이하로 묶어 재정건전화 마지노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국가부채 비율 급등이 국가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상상 이상의 경제적 후폭풍이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어도 저출산과 급속한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해 자칫 일본처럼 국가 채무비율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돈 나올 데는 줄어드는데 쓸 일은 늘어나는 구조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정부는 불요불급한 예산 지출을 줄이는 재정건전성에 힘써야 한다. 그것이 나라 곳간을 맡은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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