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 기로에 선 쌍용차, 10년 만에 또 법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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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2일 법정관리 개시 결정…2011년 이후 10년만 회생절차
2만명 일자리 명운에 파산 가능성 낮아…법정관리 후 매각될 듯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12 14:19:31

▲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달 1일 쌍용자동차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쌍용차의 기업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묻는 의견 조회서를 보낸 데 이어 9일 정용원 쌍용자동차 기획관리본부장 전무를 법정관리인 후보로 선정했다. 사진은 쌍용자동차. ⓒ스카이데일리

신규 투자자와의 매각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며 사실상 투자를 받을 수 없게 된 쌍용자동차가 이번 주 내에 기업 회생 절차 개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달 1일 쌍용차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쌍용차의 기업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묻는 의견 조회서를 보낸 데 이어 9일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 전무를 법정관리인 후보로 선정했다.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와 채권자협의회가 법정관리인 선정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면 서울회생법원은 정 전무를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12일 쌍용차의 기업 회생 절차 개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쌍용차 협력업체 250여개사로 구성된 쌍용차협동회도 12일 임원단 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해체하고 채권단 구성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당초 쌍용차는 지난달 말까지 HAAH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아 P플랜(사전 회생 계획안)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P플랜은 법원이 기존 빚을 줄여 주면 채권단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초단기 법정관리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만큼 갈등이 적고 정상화 시일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HAAH오토모티브가 약속한 시한까지 투자의향서를 보내지 않으면서 쌍용차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됐다. 업계는 HAAH오토모티브가 밀린 임직원 급여와 부품 협력업체의 납품 대금 등 37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에 큰 부담을 느껴 투자의향서를 보내지 않았다고 봤다.

이번 주 내 기업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떨어지면 쌍용차는 2011년 법정관리 졸업 후 10년 만에 또다시 법정관리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기업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채권 신고와 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쌍용차의 자산과 재무 상황 등을 토대로 쌍용차를 존속시킬 지 청산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기업 회생 가치가 크다고 판단할 경우 쌍용차가 제출하는 회생 계획안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 구조조정 등 기업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반면 청산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할 경우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쌍용차의 경우 매년 영업적자를 이어 왔고 적자 규모도 눈덩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쌍용차가 파산할 경우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2만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만큼 법원이 파산을 결정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는 법원이 기업 회생 절차 개시 후 쌍용차를 매각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HAAH오토모티브 투자 협상 불발 후 3~4곳의 인수 희망자가 나타난 것 역시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HAAH오토모티브 역시 법원이 공개 매각을 진행하면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다만 쌍용차 인수를 위해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또 기존 채권 규모와 고정비가 높다는 점 역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쌍용차 매각 작업에 앞서 구조조정이나 채권 탕감 등을 통해 쌍용차의 몸집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