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망신 ‘북한 대변인’ 통일부 장관 물러나라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

스카이데일리 사설

美랜토스 인권위, 北인권 관련 한국청문회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은 표현의 자유 제한”
통일부 청문회 폄하…韓 국격 손상 불 보듯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13 00:02:01

인권 선진국이던 대한민국이 졸지에 인권 후진국으로 추락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맹목적 북한 추종과 중국 앞에만 서면 쪼그라드는 저자세 외교 때문이다. 미국 의회의 초당적 기구인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15일 대북전단살포금지법과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청문회를 연다. 한없이 부끄럽고 참담하다.

미 의회에서 한국 정부가 인권청문회 대상이 된 것은 1987년 민주화 달성 이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인권과 민주주의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국이 ‘인권, 표현의 자유 침해국’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랜토스 인권위가 하필이면 북한의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에 맞춰 청문회를 여는 것도 남북 모두를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읽힌다.

랜토스 인권위는 청문회 배경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표현의 자유를 포함해 특정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는 일부 조치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며 “대북전단금지법이 북한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한 노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문회에는 서울대 교수와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이인호 전 KBS 이사장, 제9회 서울평화상 수상자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중국·북한 전문가 고든 창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청문회에서는 전단금지법뿐 아니라 탈북인 강제 북송, 탈북인권단체 탄압 등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부적절한 조치들을 포괄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근래 랜토스 인권위의 인권청문회 대상이 된 나라는 나이지리아·중국·아이티·온두라스 등이다. 이번 청문회는 한국이 이들 국가와 비슷한 ‘반(反)인권국’ 취급을 받는다는 얘기다.

통일부는 북한의 김여정이 ‘전단금지법이라도 만들라’고 하자 4시간 반 만에 “준비 중”이라고 했다. 정부·여당은 지난해 12월 북한인권단체와 미·영·유엔은 물론 옛 공산권인 체코마저 우려를 표명하고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통한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북전단금지법을 강행 처리했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전단 등 살포에 대해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접경지 주민 안전’을 이유로 댔지만 순전히 핑계다. 북한 정권 비위 맞추기에 불과하다.

문재인정부는 이인영·임종석 등 북한의 주체사상을 신봉하던 전대협 1기, 3기 의장을 통일부 장관과 대통령비서실장을 거쳐 지금도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직책을 부여하고 있다. 임종석은 특히 KBS 등 방송사로부터 북한 저작권료를 수금해 북한에 보내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도 맡고 있다. 탈북 국군포로가 북한 김정은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뒤 경문협에 추심금을 요구했으나 거부하고 있다. 아군보다 북한의 이익을 우선 시하는 태도이다.

이인영이 장관으로 있는 통일부는 어제 랜토스 청문회와 관련 “의결 권한이 없는 정책 연구모임 성격에 가까운 것”이라고 말했다. 랜토스 인권위의 보고서와 청문회, 인권 활동이 미 행정부와 의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쳐온 조직임을 모를 리 없는 통일부가 청문회를 폄하한 것이다. 이에 발끈한 미 하원 고위 관계자는 “청문회를 깎아내리려는 정치적인 묘사”라고 비판했다. 군사동맹 한·미가 인권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는 형국이다. 어쩌다 한·미가 이렇게 됐나 싶다. ‘여중생 사망 미군 때리기’ ‘맥아더 동상 허물기’에 혈안이던 노무현정부 때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 회자하던 “한국은 더 이상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말이 다시 나오지 않을까 우려될 뿐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