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주 
4·7 재·보궐선거 참패를 당한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주류인 친문재인계가 아직도 제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민심이 당에서 이탈한 결정적인 원인인 ‘내로남불’의 시초가 조국 전 장관 사태이고, 이 문제를 극복해야 민심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게 초선 및 소신파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당의 주류인 친문계는 참패 원인을 조국 사태로 돌리는 것은 검찰개혁을 부정하는 꼴이고, 당원들의 요구를 배반하는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친문계는 대오 각성해야 한다. ‘조국 비판’을 ‘검찰개혁 반대’로 싸잡아 매도하는 행태는 몰지각하다. ‘조국을 옹호하면 내 편, 비판하면 네 편’과 같은 이분법적 흑백논리로 대응하면 당 쇄신의 동력마저 상실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민주당은 조국사태 이후 계속해서 민심이 이반되는데도 다른 의견을 허용하지 않았다. 조국 사태로 인해 검찰개혁은 동력을 잃었고, 추미애 전 장관 사태까지 거치면서 ‘윤석열 찍어내기’로 변질됐다. 초선 의원들이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처음으로 공개적·집단적으로 문제제기를 해도 오히려 “내부 총질하는 초선 5적”, “배은망덕하다” 등의 문자 폭탄을 보냈다. 그나마 남은 민심마저 떠나게 할 수 있음을 왜 모르는가.
물론 이번 선거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아파트 값 폭등·세금 폭탄 등 부동산 관련 악재라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사건으로 치러지게 됐음에도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점과 피해자에 대한 늦은 사과, 여권 인사들의 2차 가해성 발언이 이어지면서 반감을 사게 됐다는 점도 큰 요소 중 하나이다.
때문에 이번 선거의 패배 원인을 당내의 친 조국 움직임에 대한 반향으로만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간 여권 중진 인사들이 쏟아낸 언행들이 단순히 조 전 장관 개인에 대한 옹호를 넘어서 여당의 오만함 내지는 내로남불로 여겨질 수 있기에 초재선 의원들이 애당적 충심으로 의견을 집단 표출한 게 아니겠는가.
민주당 지도부는 박근혜 대통령 시절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의원의 충언을 귀담아 듣길 바란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이 아직 미심쩍어 보이지만 진절머리 나는 오만한 민주당을 혼내주기 위해 눈 질끈 감고 2번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국민의 솔직한 심정 아닌가 싶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국민 대다수는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바꾸라고 하는데도 여권은 “국정기조 유지”라는 틀 안에서 부동산 등 주요 과제는 바꾸기 않겠다는 몽니를 부리고 있다.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민심과는 등진 딱한 일이다. 재·보선 직전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5~7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국지표조사 결과(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를 보면, 보궐선거 이후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이 일부 또는 전면 수정돼야 한다는 응답은 86%에 달했다. 부동산 정책 관련 부정 평가는 80%로 긍정평가 16%를 압도했음에도 여권에서 ‘개전의 정’을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은 현실을 냉정하게 보아야 한다. 국민은 민주당이 집착하고 있는 지도부 선출 방식에 별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원내대표와 당대표 경선이 ‘운동권 식 선명성 경쟁’의 장이 아닌 ‘혁신과 반성’의 장이 돼야 한다. 스스로 기득권이 돼 초심을 잃은 86세대와 친문들은 초재선 의원들의 의견과 민심에 귀 열고 눈 뜨길 바란다. 국정에 큰 책임이 있는 여권이 정신 차려야 그래도 나라가 바로 돌아갈 게 아닌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2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대하역사소설 ‘우리나라 삼국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