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시간 일하고 억대 연봉, 임금피크제 혈세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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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만 55세 이상 정년보장 하는 대신 임금 삭감…놀면서 돈 받는 사람↑
대표적인 국민 혈세 낭비…“정부, 현장에서 면밀하고 지속적인 감시 실시해야”

허경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13 15:55:37

▲ 임금피크제로 놀면서 돈 받는 사람들이 생겨나자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국책은행. [스카이데일리 DB]

공기업, 정부 투자기관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임금피크제가 혈세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하루 한시간 일하고 억대 연봉을 받는 직장, 국책은행의 기가 막힌 임금피크제’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서울에 살고 있는 평범한 50대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인 중에 나이가 50대 후반으로 현재 국책은행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인 사람이 있다”며 “국책은행에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고 있는 사람들은 출근해서 하루 한시간 정도만 사무실에 있다가 이후 드라이브, 맛집탐방, 골프 등 개인적인 시간으로 자유롭게 보내고 퇴근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한시간 정도만 근무하고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연봉은 국민들의 혈세다”며 “더불어 이들은 기를 쓰고 8시 30분까지 출근을 해 시간외 수당을 1년에 600만원 받는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힘든 상황 속에서 한쪽에서는 일은 하지 않고 놀면서 국민들의 혈세로 억대연봉을 받는 게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에서 해마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수조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정작 이런 곳으로 세금이 줄줄 세고 있어 무슨 소용이냐고 한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도입된 임금피크제가 본래 취지는 살리지 못한 채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초 임금피크제는 정년이 만 55세에서 60세로 연장되면서 늘어나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모든 공공기관에 도입됐지만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책은행의 경우 퇴직보단 임금피크제를 선택하는 게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혈세낭비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수출입·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에서는 2015년 이후 명예퇴직자가 한명도 없다. 이는 임금피크제 대신 퇴직을 선택하면 불리한 임금구조 때문이다. 현재 국책금융기관 명예퇴직자에게 주어지는 퇴직금은 ‘임금피크제 이후 임금의 45%’다. 명예퇴직을 하면 정년을 모두 채웠을 때의 절반가량 밖에 돈을 못 받으니 대부분 임금피크제를 선택한다.

국책은행은 희망퇴직자 없이 임금피크제 돌입 나이를 뒤로 늦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임금피크제 돌입 나이를 만 56세에서 만 57세로, 기업은행도 임금피크제 돌입 나이가 만 57세다. 산업은행만 만 56세부터 임금피크제에 들어간다. 이마저도 지난해 기존 만 55세에서 56세로 1년 뒤로 미룬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책은행의 경우 국민혈세가 투입되는 곳인 만큼 현장에서 면밀하고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 국가 돈 누수를 막아야하는 심각한 상황이다”며 “이 모든 게 국민혈세로 현재 사각지대를 이용해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부는 공기업 등의 현장에서 보다 면밀하고 지속적인 감시를 실시해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허경진 기자 kjheo@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