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은 내로남불式 ‘독선 人事’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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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 29명 인사청문보고서 무시한 채 임명
능력·도덕성 하자 불구 코드·회전문 인사 고집
각종 緣 탈피 전문성·비전 갖춘 인물 발탁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14 00:02:01

문재인 대통령이 곧 내각을 개편할 전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물러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도 대거 인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 후임으로 내정됐다.

인적 쇄신이 내각은 물론 청와대까지 번진 것은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참패의 후유증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청와대는 개각과 참모진 교체를 통해 민심을 수습하고, 국정 쇄신의 속도를 낼 방침이다. 16일쯤 개각 단행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지만 국회 대정부질문(19∼21일)이 정 총리를 포함한 개각 시점의 최종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사령탑인 홍 부총리 등 경제팀 교체는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부동산 민심에 대한 수습 성격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시한부 유임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이재갑 고용노동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장기간 근무한 경제부처 장관들도 교체되리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2년가량 근무한 김외숙 인사수석과 이미 사표를 낸 김영식 법무비서관도 교체 대상으로 꼽힌다.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동시 교체를 통해 레임덕 논란 등을 차단하고 정책성과 도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내각의 책무가 막중하다. 외교안보, 경제 등 국내외에 여간 큰 국정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게 아니다. 문 대통령의 인재 발탁 여부가 주목된다. 만사 어떤 사람을 쓰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마땅히 전문성과 도덕성, 비전을 갖춘 인물을 골라 써야 한다.

한데 그동안 보여준 문 대통령의 인사는 ‘한 번 쓴 사람 또 쓰기’였다. 이른바 ‘내편 회전문 인사’다. 게다가 국회 인사청문보고서를 무시하는 국회 경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문재인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장·차관급 인사는 2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29명이다. 현 정부에서 이런 식의 장관 임명은 정권 초인 2017년 6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때부터 시작됐다.

이후에도 위장전입, 청문회 위증 의혹 등이 있어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사례는 이어졌다. 인사청문회법이 존재하는 것은 ‘장관 등의 임명은 행정부가 하더라도 그 견제 역할을 입법부에 둔다’는 의미임에도 이를 몰각, 매번 ‘야당의 발목잡기’로 인식하는 독선은 버려야 한다.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 시절엔 “야당과 국민을 무시하는 여당의 오만·불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고언을 새겼으면 한다. 문 전 의장은 정권을 창업할 땐 생각이 같은 동지와 창업 공신을 우대하고, 다음 단계인 3년 차는 전문가 즉 테크노크라트를 써서 실적을 보여주고, 정권의 막바지 때는 전문가와 창업 공신을 섞어서 다시 느슨해진 것을 조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율곡 이이의 용인술에 관한 지혜를 소개했다. 경륜에서 우러난 제언이라고 하겠다.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평가가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33.4%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저치였던 3월 3주차 34.1%보다 1.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도돌이표 인사를 계속할 경우 부정평가는 더 늘 게 불 보듯 훤하다.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일할 수 있고, 최고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내각에 앉혀야 한다. 무엇보다 각종 ‘연(緣)’에서 벗어나 인재풀을 넓혀야 한다. 정권 말기이지만 이번 개각이 국정에 새 바람을 넣는 변곡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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