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기업대출, 가계대출 이어 100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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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대비 은행 가계대출 6.5조… 대기업대출 2.7조↓·中企대출 7.3조↑
전 금융권 가계대출 9.1조 증가… 증가폭 둔화에도 주담대 여전히 높아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14 19:56:42

▲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규모가 가계대출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주택매매 및 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진데다 중소기업의 코로나 관련 자금 수요와 은행 등의 금융지원이 이어진 영향이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이 가계대출에 이어 ‘10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4분기 늘어난 주택매매 및 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진데다 중소기업 대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와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된 영향이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 3월 기준 사상 두 번째… 주택 자금수요에 주담대 5.7조 ↑

14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1년 3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09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6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월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꾸준한 증가세다. 3월 기준으로 2004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지난해(9조6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739조원으로 전월보다 5조7000억원 늘어났다. 주담대도 3월 증가액 기준으로 지난해(6조3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매매 및 전세 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상당폭 증가했다. 특히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증가액은 2조8000억원으로 2월(3조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줄었지만 상당한 규모다. 주담대에는 전세자금대출, 이주비·중도금대출 등 주택담보로 취급되지 않은 주택 관련 대출이 포함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5만2000호로 전월대비 1만호 가량 줄었지만 높은 거래량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거래량도 2만4000호로 7000호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 늘어난 주택매매와 전세거래의 영향이 3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지난 3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번달 늘어난 주택담보대출에는 규제 이전에 늘어났던 비규제 지역 등의 주택거래가 상당히 영향을 줬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이 밝힌 ‘3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9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9조7000억원)보다 6000억원이 줄면서 증가세가 둔화됐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2월보다 2000억원, 제2금융권은 4000억원 감소했다. 전 금융권의 주담대 증가액은 6조5000억원으로 2월보다 1조3000억원 줄었지만 예년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3월중 금융권 가계대출은 주담대·신용대출이 전월과 유사한 규모로 증가했다”며 “특히 신용대출은 금융권의 적극적인 관리노력과 투자수요 감소 등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주담대는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이전 대비 증가폭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면서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연착륙을 차질없이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3월중 은행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69조6000억원으로 전월대비 8000억원 늘어났다. 지난달 설 상여금 및 연말정산 환급액 유입 등으로 감소했다가 전월보다 증가규모가 소폭 확대된 것이다.

직접조달로 대기업 대출 감소… 코로나 자금수요로 중기 대출 증가

3월중 기업대출은 사상 첫 ‘1000조원’ 고지에 올랐다. 은행의 기업대출(원화) 잔액은 1000조원으로 전월에 비해 4조6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과 직접금융 조달규모 확대 등으로 2조7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대출은 코로나 자금수요와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지속 등의 영향으로 7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와 함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는 2월에 이어 상당폭(1조9000억원) 순발행됐으나 분기말 요인 등으로 규모는 축소됐다. CP(기업어음)·단기사채 순발행 규모는 전월 대비 1조6000억원 급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친 주식발행 규모는 일부 대기업의 유상증자 및 기업공개 등으로 전월대비 6조600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대한항공(3조3000억원), 한화솔루션(1조30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5000억원) 등이 유상증자나 기업공개로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1983조8000억원으로 한 달 새 20조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해 기업자금이 유입됐으나 지자체 예금 감소 등으로 전월보다 증가폭이 축소된 19조300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도 일부 은행들의 예대율 관리 목적의 법인예금 유치 등에도 가계예금 감소세가 지속 되면서 1조6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운용사 수신은 3조1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MMF(Money Market Fund·단기금융펀드)는 정부의 재정집행 및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제고를 위한 자금 인출 등 분기말 효과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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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