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조위, 신한銀 라임CI펀드 원금 69·75% 배상결정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증권

개인 40~80%·법인 30~80% 비율로 자율조정… 피해자 연대 “100% 배상해야” 반발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20 14:38:51

▲ 금융감독원(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신한은행의 라임 CI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대해 55%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해 투자자별 2명의 배상비율을 각각 69%, 75%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라임 CI펀드 피해자 연대가 19일 금감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라임CI펀드 피해자 연대]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신한은행이 판매한 ‘라임 CI펀드’ 투자 손실에 대해 사후정산방식에 의한 손해배상을 결정했다. 투자 손실에 대한 배상비율은 원금의 69~75%로 권고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연대는 100% 배상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전날 열린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신한은행의 라임 CI펀드 불완전판대 등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대해 55%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해 투자자 2명의 배상비율을 각각 69%, 7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분조위에 부의된 2건 모두 신한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투자자성향을 먼저 확인하지 않고 펀드가입이 결정된 후 공격투자형 등으로 사실과 다르게 작성해 적합성 원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심지어 신한은행은 신용보험에 가입된 무역금융 매출채권 외의 다른 투자대상자산(사모사채·다른 집합투자기구)의 투자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안전성만 강조하며 설명의무도 위반했다.

금감원은 특히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전략, 내부통제 미흡, 투자자보호 노력 소홀 등으로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책임도 크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손해배상비율이 결정됐다. 금감원은 영업점 판매직원의 적합성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기존 분쟁조정 사례와 동일하게 30%를 적용하고 본점 차원의 투자자보호 소홀 책임 등을 고려해 배상비율에 25%를 공통으로 가산했다. 아울러 판매사의 책임가중사유와 투자자의 자기책임사유를 투자자별로 가감 조정해 최종 배상비율을 산정했다.

안전한 상품 추천을 요청한 투자경험이 없는 고령자 A씨에게 투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해 위험상품을 판매한 건에 대해선 75%의 배상 비율이 결정됐다.

고령자인 A씨의 경우 투자권유 전 판매 지점 책임자 등이 ‘고령투자자 보호절차’를 이행했어야 함에도 판매자가 ‘시니어투자자 투자상담 체크리스트’ 등을 임의 작성하고 투자권유 절차 등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역금융 매출채권 외의 다른 투자대상자산의 투자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으며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점검하는 모니터링콜도 부실하게 실시됐다.

공장 매각대금 운용을 위해 안전한 상품을 원하는 소기업에게 원금 및 확정금리가 보장된다며 최저가입 금액 이상의 투자를 권유한 건에는 69%의 배상 비율이 결정됐다. 신한은행은 100% 보험이 가입돼 있어 원금손실 위험이 없고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하고 최소 가입금액을 실제 3억원보다 높은 5억1000만원으로 안내해 투자를 권유했다. 또한 신청인이 서류상 가입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서류상 가입 영업점에서 신청인의 투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분조위는 나머지 투자피해자에 대해서도 이번 배상기준에 따라 40~80%의 배상비율로 조속히 자율조정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조정절차가 원만하게 이뤄질 경우 환매연기로 미상환된 458계좌, 2739억원에 대한 피해구제가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9일 기준 라임 CI펀드에 대해 72건의 분쟁이 접수된 상태다.

분조위의 배상결정은 라임펀드 피해자와 신한은행 양 당사자가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하는 경우 조정이 성립된다. 금감원은 나머지 조정대상에 대해서는 분조위 배상기준에 따라 자율조정 등의 방식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21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분조위의 권고안 수용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신한은행이 22일 열릴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라임 판매와 관련한 피해자 구제 노력에 대한 평가를 받기 위해 분조위 권고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분조위의 결정에 대해 피해자들은 “애초부터 라임CI펀드는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부실을 돌려막기 위한 사기펀드였다”면서 “무역금융펀드 전액배상결정과 마찬가지로 계약 취소에 의한 원금 100% 배상결정이 내려져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의환 전국 사모펀드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치매 노인이나 90세 넘은 노인들은 어려운 상품에 대한 판단 능력이 없는데 금감원이 항상 80% 상한선을 정하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차라리 은행권에 재량권을 넘겨주거나 개별 조정 요소로 넣어줘야 하는데 항상 기계적으로 피해자들의 책임도 함께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불완전판매가 아닌 사기판매라고 생각한다. 만일 불완전판매로 결정할 것이면 최대한 피해자들의 생각과 간극을 좁힐 수 있도록 분쟁조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