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사지마비 女 남편의 절규 “거부·선택 권리 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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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성 인정 안 돼 매주 400만원 치료·간병비 부담”
권성동 “강제 접종 국민께 산재를 폭넓게 인정해야”
원희룡 “인관관계 따질 것 아니라 모든 치료 지원해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21 12:03:40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사지마비 증상이 온 40대 여성 남편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20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사지마비 증상이 온 40대 여성 간호조무사의 남편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올리고 울분을 터트렸다. 접종 거부, 백신 선택의 선택지조차 없었다고 호소했으며 수만명의 국민이 해당 청원에 동의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신을 간호조무사 A씨 남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청원에서 “의료인인 아내는 우선 접종 대상자라서 백신 접종을 거부할 수도, 백신을 선택할 권리도 없었다”며 “AZ 백신 접종을 하고 정부 말만 믿고 괜찮아지겠지 하며 진통제를 먹어가며 일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내는 백신 접종 후 19일 만인 지난달 31일 사지가 마비돼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입원 3~4일 전부터 전조증상이 있었지만 정부의 부작용 안내 부족으로 알아채지 못했다”며 “아내는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이라는 병명을 판단 받았다. 6개월~1년 정도 치료, 재활을 해야 할 수 있고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말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은 인구 1000만명 당 3명꼴로 생기는 희귀질환이다. A씨는 기저질환이 없던 상태라 AZ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이 의심됐지만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이런 사례 보고는 외국에서도 있었다”면서도 “아직까지 (접종과 발병) 인과성이 인정된 케이스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일주일에 치료비, 간병비가 400만원씩 나오는데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아) 보건소에서는 치료가 모두 끝난 다음 치료비, 간병비를 일괄 청구하라고 한다. 심사 기간은 120일이나 걸린다고 한다”며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조사만 하고 깜깜무소식이다. 질병청에 전화하면 시청 민원실로, 민원실에 전화하면 구청 보건소에 핑퐁(책임 떠넘기기)을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재해(산재) 신청이라도 해야겠다고 근로복지공단을 찾아가니 사무실에는 ‘코로나 확진자는 산재 신청을 해 주세요’라는 포스터가 있었다. ‘백신을 맞지 말고 코로나에 걸리는 게 더 현명했던 거구나’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산재 접수는 안 된다는 말은 제 가슴을 갈가리 찢어 놨다. 선택권도 없이 국가 명령에 따라 백신을 맞았는데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21일 오전 11시까지 해당 청원에 3만7669명이 동의했다. 청원 게시 이틀 만의 일이다.

국민의힘에서 청원인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권성동 의원은 21일 자신의 SNS에서 “출퇴근 시는 물론 회식 후 교통사고도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정부 정책으로 강제 접종을 해야 하는 국민들께 산재를 폭넓게 인정해주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야당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피해자는 국가정책과 우선순위에 따라 백신을 접종한 분이다”며 “건강한 40대 여성에게 발병 자체가 드문 병이 갑자기 생겼다면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인과관계를 운운할 상황이 아니다. 당장 국가가 나서서 모든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