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보다 많은 배당금’…삼양그룹 계열사 고배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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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순이익 424억 삼양바이오팜, 삼양홀딩스에 793억 배당
삼양데이타시스템, 8년간 88억 벌고 삼양홀딩스에 96억 배당
삼남석유화학·삼양화성 등 계열사도 순이익 버금 배당금 책정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4-25 10:20:36

▲ 최근 수년간 삼양홀딩스가 계열사들로부터 수령한 배당금 규모가 동일 기간 각 계열사들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규모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삼양그룹 본사. [사진=삼양홀딩스]

최근 수년간 삼양홀딩스가 계열사들로부터 수령한 배당금 규모가 동일 기간 각 계열사들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규모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삼양바이오팜의 경우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의 순이익 총액이 424억원(개별기준)이다. 동일 기간 삼양바이오팜이 삼양홀딩스에 지급한 배당금 액수는 793억원이다.

25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양홀딩스는 삼양바이오팜 지분 93.71%를 소유했다. 삼양바이오팜의 배당금 대부분은 삼양홀딩스로 넘어가는 구조다. 공시에 따르면 나머지 지분 6.29%는 특수관계자인 개인주주들 소유다.

이마저도 2018년 이후의 일이다. 2017년까지 삼양바이오팜 지분 100%는 삼양홀딩스 소유였다. 당해 삼양바이오팜은 2017년 759억원 규모 결산배당을 실시했고 모두 삼양홀딩스가 취득했다. 당해 삼양바이오팜의 순이익 규모는 191억원이었다. 삼양바이오팜은 순이익의 4배에 달하는 현금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던 셈이다.

삼양바이오팜 2017년 결산배당은 2018년 3월 지급됐다. 삼양홀딩스는 2018년 사업연도에 삼양바이오팜 배당금을 수익으로 계상했다.

업계 안팎은 삼양바이오팜의 배당정책의 합리성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지난 8년간 삼양바이오팜 순이익 규모가 동일 기간 배당금 지급 규모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벌어들인 순이익 총액은 748억원이다. 동일 기간 삼양바이오팜 지급 배당금 총액인 793억원에도 못 미치는 것은 물론 2017년 배당금 규모에도 못 미친다.

2017년 삼양바이오팜의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이 각각 1628억원, 546억원이었다곤 하지만 회사의 현금창출을 넘어서는 배당정책이 경영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삼양홀딩스에 당기순이익 규모를 넘어서는 배당금을 지급한 건 삼양바이오팜만이 아니다. 삼양데이타시스템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88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는데 동일기간 배당금 총액은 96억원이었다. 삼양데이타시스템이 지급한 배당금은 지분 100%를 소유한 삼양홀딩스 몫으로 돌아갔다.

삼남석유화학과 삼양화성 등 계열사도 상황은 비슷했다. 삼남석유화학의 경우 최근 3년간 배당을 실시했는데 이 기간 중 삼양홀딩스가 수령한 배당금은 255억원이다. 동일 기간 삼남석유화학 순이익 총액은 330억원이다. 삼양홀딩스의 삼남석유화학 지분율이 40%라는 점을 감안하면 삼남석유화학 역시 현금창출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간을 최근 8년으로 넓혀보면 삼남석유화학은 총 136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배당금과의 차이가 커진다. 2013년 650억원, 2014년 696억원, 2015년 402억원 등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던 영향이다. 삼남석유화학이 지급한 배당금은 삼양홀딩스 외에도 GS칼텍스(지분 20%), 일본 미쓰비시(40%) 등으로 넘어갔다.

삼양화성의 최근 8년간 순이익 규모는 총 204억원이다. 같은 기간 삼양홀딩스가 삼양화성으로부터 지급받은 배당금은 총 106억원이다. 순이익의 절반에 해당하는데 삼양홀딩스의 삼양화성 지분율이 50%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분율 등에 비춰보면 삼양화성은 순이익의 거의 전부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삼양화성의 나머지 지분은 일본 미쓰비시 케미칼(25%), 미쓰비시 엔지니어링-플라스틱(25%) 소유다.

삼양홀딩스는 삼양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다. 삼양사 등 각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삼양그룹 오너일가는 삼양홀딩스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양홀딩스 지분 41.73%는 삼양그룹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자 소유다.

삼양홀딩스는 각 계열사들로부터 벌이들인 배당금 등을 바탕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삼양홀딩스가 기록한 영업수익(매출) 1141억원 중 738억원이 배당, 지분법 이익에서 나왔다.

삼양홀딩스는 지난해 사업연도 결산배당으로 주당 2250원(보통주), 총액 174억원의 현금을 지급했다. 이 중 72억원 가량이 그룹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자 몫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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