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아동학대 범죄에 경각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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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5-07 00:02:30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에 의해 제정된 어린이날은 매년 전국 어린이들에게는 어린이날 선물이라는 설렘을, 아이 가진 부모들에게는 바쁜 일상에 치여 평소 소홀했을 수 있는 자녀들과 모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주며 올해로 99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어린이 인권을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아동학대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어린이날 하루 전 보도됐다. 4일 경찰청은 올해 1분기 112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5695건이라며 전년 동기 2725건 대비 109%나 증가했다는 슬픈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10월, 양부모가 16개월 아이를 학대해 결국 숨지게 만든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후로 크게 증가한 모습이다.

한편 부쩍 늘어난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실제 아동 학대 사건이 증가했음을 시사한다기보다 지난해 말 정인이 사건이 국민들로 하여금 아동 학대에 경각심을 갖도록 함으로써 신고가 활성화되어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아동학대 사건의 증가세 자체는 사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0’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아동인구 10만명당 381건으로, 2018년 301건보다 80건 이상 많다.

이와 같은 증가세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가정 내에 아이와 함께 고립되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진 부모들이 아동을 학대하는 일이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심각한 코로나19 피해로 여러 차례 봉쇄령을 내린 바 있는 영국에서는 지난해 아동학대 사고가 285건 발생했다. BBC에 따르면 이는 전년대비 27% 증가한 수치다.

아동이 사망한 사례는 전년동기 89건에서 지난해 119건으로 늘어났다. 또 보고된 학대 사건 285건 중의 3분의 2는 아동이 가정 내에 있을 때 벌어진 것이라고 보도는 전하면서 코로나19로 격리된 아이들과 사회 복지사 같은 전문가의 정기적인 접촉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참혹한 상황에도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아동학대 사건 중 범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것은 1%에 불과했다. 아동학대가 형사 사건화 되는 경우도 전체 학대 범죄의 3분의1밖에 되지 않아 문제는 더욱 심각한 상태다.

이에 지난달 27일, 국제아동인권센터, 정치하는 엄마들 등의 시민단체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학대 근절 대책 특별법안 제정을 촉구했다. 국회는 올해 2월 아동을 학대해 살해한 경우 사형 및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정인이법을 본회의에 통과시킨 바 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이 발표한 어린이날 선언문에는, 첫째 어린이에 대한 완전한 인격적 대우를 허용하고, 둘째 어린이의 연소노동을 금지하며 마지막으로 어린이가 배우고 놀이할 수 있는 가정과 사회적 시설을 보장해야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로부터 10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오늘날, 이 땅의 어린이들의 행복이 지켜지고 있는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박정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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