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임대차법 9개월…전세 급등 반전세·월세 거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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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PT 월세·반전세 비중 28.4%→34.1%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 22.19% 올라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5-05 10:00:00

새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고 9개월이 지난 가운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급등했고 반전세 등 월세를 낀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해 7월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억5554만원이었는데 올해 4월 3억674만원으로 20.03% 올랐다. 특히 같은 기간 서울의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은 4억9922만원에서 6억1004만원으로 22.19% 상승했다.

강남 11개구는 5억8484만원에서 7억1004만원으로 21.40% 올랐고, 강북 14개구는 4억180만원에서 4억9627만원으로 23.51% 상승했다.

부동산 업계 안팎에선 전세 물량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임대차법이 시행되자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저금리에 보유세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전셋값 인상분을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생겨났고 전세를 구하지 못하거나 오른 보증금을 대지 못하는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반전세 등 월세를 낀 거래가 증가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인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총 12만118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보증금 외에 매달 일정액을 추가로 지불하는 반전세·월세는 4만1344건으로, 전체 임대차 거래의 34.1%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새 임대차법 시행 직전 9개월(2019년 11월∼지난해 7월)간 28.4%였던 것과 비교하면 5.7%p 증가한 것이다. 바꿔 말하면 순수 전세의 비중은 71.6%에서 65.9%로 감소했다.

반전세는 서울시의 조사기준으로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 초과)를 합한 것이다. 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 치 이하인 임대차 형태를 말한다.

새 임대차법 시행 전 1년 동안 반전세·월세의 비중이 30%를 넘긴 적은 딱 한 차례(지난해 4월 32.6%) 뿐이었다. 그러나 법 시행 후엔 상황이 바뀌어 지난해 8월부터 9개월간 이 비중이 30% 미만인 달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법 시행 후 9개월 연속 30%를 넘은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40.8%)에는 40%를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35.4%, 2월 33.7%, 3월 31.3%, 지난달 36.2% 등으로 35%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강남권과 서울 외곽을 가리지 않고 반전세·월세 증가 현상이 관측됐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의 반전세·월세 비중이 지난해 6월 29.9%, 7월 32.3%에서 법 시행 후인 8월 34.9%, 9월 37.5%로 높아졌고, 11월에는 46.6%까지 올라갔다. 올해에도 1월 38.1%, 지난달 37.3% 등 3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송파구도 지난해 5∼7월 25∼27% 수준에 그쳤던 이 비중이 8월 45.9%로 껑충 뛰었고, 이후 35% 안팎을 오가다가 11월 43.6%로 다시 크게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30∼36% 사이를 오가고 있다.

서울 외곽에서는 구로구가 지난해 6∼7월 23∼26% 수준에서 8월 30.9%로 오른 데 이어 11월 52.2%로 절반을 넘겼고, 올해 1월 44.7%, 2월 37.7%, 3월 36.1% 등을 기록하고 있다.

관악구는 지난해 6월 26.7%에서 법 시행 후인 9월 41.9%, 11월 43.2%, 12월 42.1%를 기록했고, 올해 1∼3월 40%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며 강서구는 지난해 6∼7월 24∼27% 수준에서 올해 1월 31.1%, 2월 30.9%에 이어 지난달에는 57.9%까지 높아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신혼부부나 서민들이 대출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랐다”며 “매달 수십, 많게는 100만원 이상을 내며 서울 도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이는 정부가 이야기한 주거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분기보다도 줄어든다”며 “전세시장 안정화도 쉽지 않아 보여 지금과 같은 반전세 등 월세를 낀 거래 비중은 일정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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