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경선 연기’ 두고 계파갈등 본격화… 송영길은 고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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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헌상 민주당은 180일, 국민의힘은 120일 전까지 후보 확정해야
친문 전재수 연기 불 지피자 이재명계 반발…“정치도의에 어긋나”
宋, 즉답 피한채 고심… “지금은 때 아냐, 당 정비 후에 고민할 일”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5-09 14:37:00

▲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당사. ⓒ스카이데일리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친문재인계(친문)에서는 경선 연기론을 주장하고 있으며 이재명계 인사들은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 즉답을 피하는 등 고심하는 모양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서 대선 경선 연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대통령후보자의 선출은 대통령 선거일 전 180일까지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20대 대선은 내년 3월9일 치러진다. 이로부터 역산하면 내달 경에는 경선에 돌입해야 9월경 대선후보를 확정할 수 있다.

친문 인사들은 국민의힘보다 빨리 대선후보를 결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대선 경선 연기론에 힘을 싣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헌·당규상 당 대선후보 선출을 대선 120일 전에 하면 된다. 친문 인사들은 여당의 대선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보다 더 빨리 결정되면 공격 당해 흠집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당내 대표적인 친문인사인 전재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코로나19 전쟁을 1년 이상 치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선 후보 경선을 진행한다면 그것은 민주당만의 리그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경쟁이다. 대선 180일 전에 이미 대선 후보를 만들어 놓고 국민의힘이 진행하는 역동적인 후보 경선 과정을 쳐다만 봐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재명계 인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선 경선 연기론을 주장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TBN(경인교통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인을 배제하고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벌기가 아니냐는 프레임에 말려들어서 본선에서 굉장히 위험할 것이다”며 “민주당 당헌에 아주 예외적 상황이 아닌 이상 (대선) 180일 전, 6개월 전 후보를 확정하게 돼 있다. 이 원칙을 망가뜨리는 건 국민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길이라 생각하고 있고 명분도 없고 실리도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형배 의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런 논의는 당사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으로 조용하게 진행하면 좋았을 것이다”며 “압박하듯 공개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실익도 없어 보인다. 경선 연기론은 패배를 앞당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두고 계파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친문과 이재명계 모두 송영길 민주당 대표에게 교통정리를 요구하고 있다. 대선 경선과 관련해 조속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대선 경선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계파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의원은 “더는 많이 미룰 문제가 아니다. 당지도부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민 의원은 “당 지도부가 이런 논란이 더는 뜨거워지지 않도록 서둘러 정리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송 대표는 대선 경선 연기론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그는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그게 주제가 아니니까 우리 일을 열심히 하겠다”며 “그런 고민은 아직 안 한다. (당직) 인선도 덜 끝났다. 정비가 된 다음에 차분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기자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