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家 경영승계 본격화, 장남 구형모 ‘금수저 사업가’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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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모 상무, 24세에 수십억 상지리츠빌카일룸 매입
연매출 1000억 기록했던 개인회사 ‘지흥’ 설립 경험
화려한 성과 뒤엔 LG그룹 ‘일감몰아주기’ 그림자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5-12 13:50:32

▲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 구형모 씨가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선임되면서 그룹 후계구도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구형모 상무 소유 호실이 있는 상지리츠빌카일룸4차. ⓒ스카이데일리

최근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 구형모 씨가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선무로 선임되면서 그룹 후계구도에 재계 관심이 몰린다. 범 LG그룹이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만큼 구 상무가 LX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면서 그의 경영능력과 재력 등에도 시선이 쏠린다.

구 상무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개인 사업을 일으켜 연매출 1000억원대 회사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비슷한 시기 서울 강남 소재 고급 빌라를 매입하기도 했다. 여느 사업가 못지않게 화려한 행보를 걸어온 구 상무지만 그 배경엔 LG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12일 재계,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구형모 상무는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소재 상지리츠빌카일룸 4차 한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해당 호실의 크기는 공급면적 287.46㎡(약 87평), 전용면적 237.74㎡(약 72평) 등이다. 부동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곳의 시장가는 55억원 정도다. 다만 고급빌라 특성상 실거래가는 시세 등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상지리츠빌카일룸 4차는 고급 주택가 인근에 위치한 빌라로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높은 보안수준 등을 자랑하는 곳이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과 가깝고 지하철 9호선 삼성중앙역과도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눈길을 끄는 건 구 상무의 상지리츠빌카일룸 4차 호실 구매 시점이다. 그는 해당 호실을 2010년 매입했다. 1987년생인 구 상무의 당시 나이는 24세였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강남 고급빌라를 구매한 점이 눈길을 끈다. 상지리츠빌카일룸 4차 준공시점이 2010년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구 상무는 분양 당시 해당 호실을 매입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구 상무가 비교적 어린나이에 고급빌라를 구입할 수 있던 배경으로는 사업성과가 지목된다. 앞서 구 상무는 2008년 ‘지흥’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던 바 있다. 지흥은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생산·판매 사업을 영위했다. 연간 1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을 정도로 건실한 회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흥의 성과 뒤엔 LG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꼬리표처럼 붙어있다. 지흥은 LG화학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둔 덕분에 단기간 급격하게 덩치를 키울 수 있었다. 일례로 2012년 지흥이 1263억원의 매출고를 올렸을 때 특수관계자였던 LG화학은 256억원의 매출을 책임져줬다. 직전해 지흥이 7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때도 153억원이 LG화학의 몫이었다.

지흥은 LG그룹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받기 전 사업초기만 해도 경영난에 시달렸다. 2010년까지만 해도 결손금이 73억원이었고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62억원으로 자본잠식상태였다. 2009년 매출은 29억원 수준에 불과했고 영업손실은 5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매출액은 124억원 규모였다.

영세했던 지흥은 2011년을 기점으로 전혀 다른 회사가 됐다. 2011년 7월 LG전자로부터 절단용 기계장치 5대를 63억원에 사들였다. 구 상무의 아버지 구본준 회장이 LG전자 대표로 있을 당시였다. 해당 거래가 지흥의 사업확장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다 2015년 지흥의 사업규모는 과거 수준으로 회귀했다. 2014년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제가 도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흥은 규제망을 피하기 위해 LG그룹과의 거래를 축소해야 했다. 그 일환으로 2015년 광학필름 사업부분을 매각했다. 지흥은 그 전까지 광학필름을 LG화학 등에 공급했었다. 해당 사업부분이 없어지며 지흥의 매출은 2014년 847억원에서 2015년 43억원까지 축소됐다.

이후 지흥은 차량 부품사업 등을 영위했지만 전과 같은 실적을 내지 못했다. 매출은 100억원을 밑돌았고 적자구조는 고착화됐다. 결국 구 상무는 2018년 지흥 지분 100%를 매각하며 사업에서 손을 뗐다. 지분 매각 후 LG전자로 자리를 옮겨 일본법인에서 근무하다 최근 LX홀딩스에 합류했다. 아버지와 함께 일하게 된 셈이다.

재계에서는 장자승계원칙을 고수하는 LG가(家)의 특성 등에 비춰 구 상무의 경영권 승계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구 회장의 나이가 어느덧 70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LX그룹의 경영승계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후계구도는 그룹 신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록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있었다고 해도 구 상무 스스로 사업을 일으켰던 경험이 있고, LG전자에서도 신사업 발굴에 집중했다는 점 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LX그룹이 신사업 진출 의지를 거듭 내비친 점도 이러한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앞서 LX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꼽히는 LG상사(LX글로벌)는 3월 주주총회에서 친환경, 전자상거래, 플랫폼 개발, 의료진단 서비스 등 7개 부문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신사업 진출 의지를 내비쳤다.

이달 초 본격적인 출범을 알린 LX그룹은 지주사 LX홀딩스를 중심으로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곳을 주력사로 두고 있다. 자산 규모만 7조6286억원으로 재계 55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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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