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중앙지검장’ 이성윤, 與서도 자진사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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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학의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 피의자→피고인으로
李, 연가내고 출근 안해… 입장문 통해 불편한 심경 밝혀
거취 논란 불거져… 한동훈·윤석열과의 형평성 논란 제기

김찬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5-12 15:04:00

▲ 검찰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사진)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당시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됨으로써 최초의 '피고인’ 중앙지검장이 됐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지도부에서도 거취를 결정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형사3부장)은 12일 이 지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현직 서울지검장이 기소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지검장은 2019년 6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해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달 이 지검장에 대한 기소 방침을 대검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 지검장은 “부당한 외압을 가하지 않았고 수사팀이 ‘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며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한 바 있다.

심의위는 10일 회의를 열고 8대 4라는 압도적 표 차이로 기소 권고를 결정했다. 이에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11일 해당 권고를 승인했다. 검찰은 이 지검장의 사건을 이규원 검사와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사건과 병합해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이 기소를 결정한 당일 이 지검장은 개인사정을 이유로 연가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의 기소 직후 입장문을 발표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저와 관련된 사건 수사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송구스럽다”면서 “수사 과정을 통해 사건 당시 반부패강력부 및 대검의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으나 결국 기소에 이르게 돼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외압 등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결코 없다”며 “향후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밝히고, 대검 반부패강력부의 명예회복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 이 지검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백혜련 민주당 최고위원은 12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이 지검장의 거취에 대해 “본인이 요청한 수사심의 결과에 기소 권고가 나왔기 때문에 결단이 필요한 것 아닌가”며 “스스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지검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지검장 기소가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권력에 기대 정권을 향한 수사를 뭉개며 법 질서를 흐린 당연한 결과다”며 “이 지검장은 욕망을 내려놓고 더 비참한 말로로 국민 앞에 서기 전에, 직을 내려놓는 도리로 국민께 사죄하고 법의 심판대에 오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지검장과 같은 인물이 중앙지검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한, 이 정권이 그렇게 외쳐대는 검찰개혁은 모순으로 점철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기소된 이 지검장의 거취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과거 관행을 돌아보면 현직 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수사를 받거나 형사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지는 경우 검사징계법 등에 따라 직무집행이 정지되거나 비수사 부서로 좌천되는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한동훈 검사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검사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이던 지난해 6월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 피의자로 입건된 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사실상 대기발령 조치를 받았은 것이다.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한 검사장에 대한 법무부의 직접 감찰을 지시하며 원포인트 인사 발령을 냈다.

지난해 말 추 전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선례도 있다. 추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언론사주와 부절적한 만남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방해 △채널A 사건 감찰 관련 정보 외부 유출 △검찰총장의로서 정치적 중립 훼손 및 위엄, 신망 손상 △감찰대상자로서 협조의 의무 위반 및 방해 등 6가지 이유로 윤 전 총장을 직무배제하고 징계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 지검장의 거취에 대해 “아직은 특별히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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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주 기자 c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