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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200개 이상 사물 연결 시대 도래…OS·음성인식 기술 갖춘 구글·애플 부상

김장섭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6-02 10:20:39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내 직원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는 ‘타운홀 미팅’에서 그룹 경영자로서 겪은 고민과 미래 사업방향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정 회장은 각종 미래 사업 가운데 로보틱스와 UAM(urban air mobility)에 대해 강조했죠. 그는 “앞으로는 휴대폰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저마다 로보틱스를 항상 데리고 다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며 “한국엔 섬이 많은 만큼 2026년부터 우리가 물류용 UAM을 양산하면 도서 지역에 필요한 의약품 등을 빠르게 운송하고, 이들 물건을 내리고 배달하는 업무는 로보틱스가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가 보스턴 다이나믹스라는 로봇개발회사를 사게 된 배경이 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모든 사물이 연결이 되는 IoT의 세계는 어떻게 변할까요? 플랫폼이 스마트폰이 될까요? 아니면 정의선 회장의 말처럼 로보틱스를 데리고 다닐까요?

IoT의 세계는 모든 사물이 연결이 되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스마트폰만이 연결되지만 앞으로는 1인당 200개 이상의 사물이 연결된다고 합니다. 200배 커지는 시장이 온다는 거죠. 75억명에 200배를 곱하면 1조5000억개의 사물이 연결되는 시장이 생긴다는 겁니다. 그것이 자동차, VR, AR기기, 시계,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 가로등 등 수많은 것들이 연결되죠.

이런 일들은 이미 현재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내 1위 농기계업체 대동공업이 ICT기반의 농기계 원격 관리시스템 ‘대동 커넥트’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대동 커넥트는 차량관제, 원격제어 등 여섯 가지 기능을 앱에 갖추고 있습니다. 차량관제 기능으로 트랙터 위치와 상태를 확인한 뒤 원격제어로 멀리서도 시동을 걸 수 있죠.

차량관리 기능을 통해 트랙터 운행시간, 연료 소모량, 고장 정보, 오일류·냉각수 등 소모품 사용 현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요할 경우 앱에서 바로 고객센터나 대리점에 서비스를 요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안심구역을 설정해 놓으면 트랙터가 이 구역을 이탈할 경우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립니다. 전복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SOS 호출 기능이 작동해 미리 정해놓은 연락처로 구조를 요청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누가 플랫폼을 장악할 것인가 입니다. 스마트폰일까? 아니면 자동차일까? 아니면 로봇일까? 아닙니다. 플랫폼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핵심입니다. 소프트웨어에서도 OS(운영체제)가 핵심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컴퓨터의 OS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스마트폰의 애플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등입니다. 그러나 윈도우는 IoT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IoT는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로 개발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하드웨어에는 새로운 OS를 쓰는 경우도 있죠. 테슬라 전기차의 OS처럼 말입니다. 앞으로 사물들은 두 가지로 될 겁니다. 하나는 자체 OS가 있는 것과 다른 하나는 다른 OS에 지배를 받는 거죠. 애플의 스마트폰은 자체 OS가 있습니다. 그러나 애플워치나 대동공업 트랙터처럼 자체 OS가 아닌 다른 기기 OS에 지배를 받는 것으로 나뉠 겁니다.

여기서 핵심은 자체 OS를 가진 기기가 많아질 것인가입니다. 테슬라가 자체 OS를 만들고 있지만 포드의 경우처럼 전기차에서 자체 OS를 개발하지 않고 그냥 애플, 구글의 OS를 가져다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자체 OS를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서 만들어도 사용자들이 안 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찌어찌해서 테슬라가 자체 OS를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대부분의 사물인터넷 기기들은 지금의 스마트폰에 지배를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유는 이미 있는 OS에 수많은 어플리케이션 때문이기도 하고 개발자들에 손에 익은 손쉬운 개발툴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LG가 끝까지 수조원의 적자를 보면서까지 스마트폰 사업부를 안 놓으려고 했었던 거죠.

만약 스마트폰을 놓으면 앞으로 IoT와 연결에서 발생할 허브역할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LG의 냉장고, TV 등의 가전제품과 스마트홈의 연결을 포기하는 겁니다. 그러나 현재의 스마트폰 OS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마이크 슈뢰퍼는 “증강현실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는 입력이다, 펀치 카드에서 키보드, 마우스, 터치스크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은 어떻게 그들과 상호작용하는가에 따라 정의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강현실과 같은 VR기기(오큘러스 등)들은 입력수단이 만만찮습니다. 키보드, 마우스, 손으로 터치 등으로 제어가 불가능합니다. 이것에 대한 대안이 반지도 나오고 밴드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음성으로 제어하는 겁니다. 그러면 IoT를 완벽히 제어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음성비서를 쓰는 곳은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의 구글홈, 애플의 시리,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등이 있습니다. 네이버의 클로바나 SKT의 누구 등이 있지만 논외로 칩니다. 그런데 음성비서와 OS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구글과 애플입니다. 결국 구글과 애플 주식을 사라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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