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공군 부사관 사건 무마 의혹…野, 진상규명 특위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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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군검찰단·인권나래센터 압수수색…부실수사 등 확인 위한 것
피해자 분리조치 거짓 드러나…상사의 조직적 사건 은폐·무마 시도
김기현 “엄중한 책임 물어야…청문회·국조·특검 등 빠르게 실시해야”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09 12:22:30

▲ 국민의힘 소속 여성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국정조사 실시, 서욱 국방부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사망 사건 무마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해당 사던 진상규명을 위한 ‘군 성범죄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 특별위원회(특위)’를 가동한다. 또 국정조사(국조), 청문회, 특별검사(특검) 등을 촉구했다.

국방부 검찰단과 국방부 조사본부는 9일 오전 8시 30분부터 공군 제20전투비행단 군검찰과 공군본부 검찰부, 공군본부 법무실 내 인권나래센터를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20비행단 군 검사의 부실수사, 국선변호인 직무유기 및 피해자 신상정보 유출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피해자 이 중사 유족 측은 국선 변호사 A씨가 피해자와 면담을 한 차례도 하지 않는 등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고인의 신상을 누설한 정황이 있다며 지난 7일 검찰단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해당 사건 무마 의혹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9일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보고 받은 공군 측 자료에 따르면 공군 측은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여군 부사관 이 중사에 대해 사건발생 직후 청원휴가로 피·가해자 분리조치를 취했다고 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이 중사의 상사인 노모 준위의 조직적인 사건 은폐·무마 시도도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군은 성추행 신고 다음 날인 3월4일부터 5월2일까지 두 달 간의 청원휴가로 피해자와 가해자 간 분리를 즉각 조치했다고 밝혔다. 공군 측은 가해자인 장모 중사는 사건 신고 2주 만인 3월 17일 군사경찰의 가해자 조사를 마친 뒤 김해 5비행단으로 파견이동 됐다 했다. 이어 이 중사는 청원휴가 후 2주 간의 자가격리를 거친 뒤 사건신고 77일 만인 5월 18일에 성남 15비행단으로 전속이동 시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유족 측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3월4일 부모님이 서산에 내려가 부대 인근에서 대대장과 노 준위를 만났다. 당시 대대장이 ‘코로나 때문에 수도권은 위험한데다 앞으로 조사 및 피해상담, 국선변호인의 조력도 받아야 하니 부대에서 머무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권유했다. 철저한 수사와 피해자 보호를 약속하던 대대장을 믿고 고인을 놔두고 왔다“고 밝혔다.

또 “청원휴가 받은 두 달 중에 고인이 집에 온 것은 10여 일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군이 분리 조치를 제대로 했다고 밝혔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고인은 사실상 부대 내에 머무르면서 은폐 및 무마, 회유 등 2차 가해에 방치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대대장과 노 준위 측은 당초 민간 변호사 선임을 계획하던 유족 측에 “가해자가 혐의를 시인했고 증거도 있어 처벌이 확신되니 지금부터 쓸 필요없다”며 “국선 변호인으로 선임했다가 향후 검찰 송치 또는 재판 단계에서 민간으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대장과 노 준위 측은 이 중사의 부모님을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일은 윗선까지 알 필요가 없는 사항이다”며 부대 측의 은폐 사실을 직접 밝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의원이 공군 측으로부터 확인한 결과 사건 무마 및 은폐 의혹을 받는 노 준위는 군사경찰 수사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사는 성추행 사건 다음 날 오전 회식 자리를 주최한 노 상사에게 최초 신고했고 이후 노 상사가 레이더반장인 노 준위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노 준위는 당일 오전 신고 사실을 곧바로 대대장에게 알리지 않았다.

군사 경찰은 피해자와 가해자 및 노 상사 등 성추행 사건 당일 저녁식사를 함께 했던 4명을 조사하면서 노 준위의 늑장 보고 사실을 확인했지만 노 준위를 상대로 별도의 조사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의힘은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자 사망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특위를 출범시켰다.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은 9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출범식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고 있을지 모른다. 피해자의 애끓는 호소를 철저히 은폐했던 사람들에게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는 책임 대상에 대해 “상관, 상담관, 심지어 국선변호인마저 피해자 보호에 매우 소홀했고 때로는 공범 관계가 아닌가 짐작될 정도로 터무니없는 행태를 보였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했지만 국방부 검찰단의 현재까지 수사 성과는 지지부진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행은 “정부·여당은 국조, 합동 국회청문회, 특검에 의한 수사까지 반드시 수행해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이 날 특위 위원장으로 임명된 정진석 의원도 “청문회, 국조, 특검을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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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