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장애 발생 시 주문기록 남겨야”…소비자경보 ‘주의’ 발령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증권

금감원, 전산장애 피해 예방 체크포인트 공개… 증권사 비상대응체계 구축 등도 당부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09 17:55:26

▲ 9일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전산장애와 관련해 “전산장애 발생으로 매매주문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손실을 입은 경우에도 주문기록 등의 증거가 없으면 사후에 구제받기 어렵다”며 금융소비자 일반을 대상으로 ‘소비자경보주의’를 발령했다. [스카이데일리DB]

# 1. 갑회사 공모주 청약을 통해 주식을 배정 받은 A씨는 상장 이후 당초 기대와 달리 주가가 하락하자 매도 주문을 넣기 위해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접속을 시도했으나 접속량 급증으로 인한 접속 오류가 발생해 적시에 매도를 하지 못해 손실을 입었다.

# 2. B씨는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투자한 주식의 주가가 폭락하자 매도 주문을 넣었지만 투자자가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MTS 로그인이 지연됐다. 이에 긴급히 고객센터로 연락해 대체주문을 하려 했으나 대기인원이 많아 대체주문조차 할 수 없었다. 이후 증권사는 사고 당일부터 전산장애 관련 보상신청 접수를 개시했다. 하지만 B씨는 접수기간 내에 보상을 신청하지 않고 기다렸으나 주문기록이 없어 보상을 받을 수 없었다.

# 3.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시장 초반 주가가 폭락하자 C씨는 평소 보유하던 주식을 매도하기 위해 MTS에 접속했으나 한국거래소(거래소)의 서킷브레이커(매매거래중단제도) 발동으로 20분간 시장의 매매거래 자체가 중단됐다. C씨는 원하는 가격에 매도할 수 없었다.

최근 ‘주린이(주식투자 초보자)’ 등 주식투자 열풍에 더불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도 공모주 청약이 인기를 얻으면서 증권사 MTS와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 이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전산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해 피해를 입는 투자자도 많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전산장애 피해 예방을 위한 3가지 체크포인트로 △주 거래수단 외 증권사 대체주문수단 미리 확인할 것 △전산장애 발생 시 주문기록 남길 것 △매매거래중단제도 등 시장조치 관련 사항 전산장애가 아니라는 점 등을 들었다.

9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증권사 전산장애와 관련해 “전산장애 발생으로 매매주문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손실을 입은 경우에도 주문기록 등의 증거가 없으면 사후에 구제받기 어렵다”며 금융소비자 일반을 대상으로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 전산장애는 28건으로 전년(15건)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1분기에만 8건이 발생했다. 관련 민원도 지난해 193건에서 올해 3월까지 254건이 접수되는 등 폭증했다.

금감원은 먼저 전산장애 발생에 대비해 평소 자신이 거래하는 증권사의 대체주문수단을 미리 확인할 것을 강조했다. MTS 등을 통한 매매주문이 어려운 경우 거래 지점 또는 고객센터를 방문하거나 유선으로 대체주문을 할 수 있다.

전산장애 발생 시 당황하지 말고 늦더라도 주문기록을 반드시 남겨둘 것도 당부했다. 대체주문이 불가능하거나 일부 실행되지 않은 경우엔 애초 의도했던 주문내용으로 증권사에 보상신청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소비자의 매매 의사가 전화, 로그 기록 등 객관적으로 증빙돼야만 보상이 가능하다. 주문기록을 남기는 것 외에 보상을 원하는 주문 건에 대한 내용(시간·종목·수량·가격)과 보상을 원하는 범위를 증권사의 고객센터·지점·홈페이지·앱 등을 통해 제출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매매거래중단제도 등 시장조치 관련 사항은 전산장애가 아니라는 점도 전했다. 매매거래중단제도란 주식시장이 내외적인 요인에 의해 주가가 급락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냉정한 투자판단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주식시장에서의 모든 매매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제도다. 코스피 또는 코스닥시장의 종합주가지수가 직전 거래일의 종가보다 8·15·20% 이상 하락한 경우 매매거래 중단의 발동을 예고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거래소 등 유관기관에서 증시 안정화 등을 위해 발동하는 시장조치에 따라 매매거래가 중단되거나 제한되는 경우가 있다”며 “증권사 전산장애사고와 혼동하지 마시고 거래 시 유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금감원은 주식시장 참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할 경우 증권사 자체뿐만 아니라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저하될 수 있다며 증권사에 소비자 사전안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상대응체계구축 △손해배상책임 △전산설비개선 등에 대한 철저한 주의를 주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는 전산장애가 발생하더라도 투자자가 적시에 주문할 수 있도록 대체주문수단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비상대응체계를 충실히 구비하고 상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전산·통신설비의 장애에 대비한 합리적인 대책도 수립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이를 소홀히 해 투자자의 주문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 투자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형 IPO 이후 차익실현을 위한 투자자들의 시장참여가 이어져 증권사 전산서버용량에 대한 문제가 지속 제기되고 있어 전산설비 현황을 상시 점검하고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전산설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