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회주의 기념비적 건물’…서울시립대 전시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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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시간’ 전시회에 “이상적 사회주의 도시” 등 표현 물의
김정은 치적 포장 내용도… 태영호 “황당하기 짝이 없어”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10 11:17:13

▲ 서울시립대 박물관이 주관한 ‘평양의 시간’ 전시회 포스터. [사진=서울시립대 박물관]

지난해 11월 시작돼 오는 10월까지 열리는 서울시립대(시립대) 평양 관련 전시회가 물의를 빚고 있다. “북한식 사회주의 등을 내세운 기념비적 건물들이 세워졌다”거나 “이상적 사회주의 도시로 탈바꿈했다”고 하는 등 미화 내용이 다수 포함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10일 정치권에 의하면 서울 동대문구 시립대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평양의 시간’ 전시회는 4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이 중 네 번째 주제 ‘스펙터클 평양’과 관련해 전시 중인 약 2m 높이의 시설물에는 “한국전쟁 격전지였던 평양은 북한 내 어느 도시보다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평양은 이를 계기로 ‘이상적 사회주의 도시’로 탈바꿈한다”는 글귀가 적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설물에는 “북한식 사회주의 건설과 함께 민족 전통주의를 내세우며 한옥의 형태를 모방한 ‘기념비적 건물들’이 세워졌다”며 “‘주체사상’을 통해 민족주의 양식의 거대한 ‘기념비’를 내세우면서 평양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완성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치적을 포장하는 듯한 내용도 있다. 전시회에는 “김정은 시대에 평양은 속도를 내세우며 공원, 백화점 등 생활문화 시설과 녹지 확충 위주로 다시 스펙터클하게 재현되고 있다”거나 “최첨단화, 대형화와 함께 속도를 강조하는 평양 모습과 사람들 일상을 담았다” 등 설명이 내걸렸다.

시립대 박물관은 지난해 11월 전시회 보도자료에서도 “1970년대 이후에는 북한식 사회주의 건설과 함께 민족 전통주의를 내세운 기념비적 건물들이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에 의하면 해당 전시회에는 학교 예산 9100만원이 들었다. 시립대는 명칭 그대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대학이다. 박물관 측은 “총장 결재를 받아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시 예산은 지원하지 않았고 전시 기획, 구성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시립대 측은 “평양 소개 부분은 대부분 서울시, 통일부 연구자료와 대학교수들 논문, 문학 등에서 나오는 표현을 발췌·인용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스펙터클 평양이라는 표현은 다른 빈곤한 북한 도시들과 비교해 평양의 모습이 쇼윈도우식 연극무대에 가깝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이중적 의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작 전시회 현장에는 이중적 의미라는 점을 암시하는 설명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립대 박물관은 전시회 보도자료에서 “평양 사람들의 일상, 평양 이외 사람들의 일상소품도 함께 전시해 북한 생활상을 실감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만 밝혔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일성 회고록, P4G 정상회의 능라도 개막 영상 논란에 이어 서울 시내에서 평양 이미지를 미화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니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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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