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에 허덕이는 北, 선동정치로 내부 동요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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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북한 경제상황 매우 악화…끼니 해결 어려워”
“당·행정·군‧경찰 조직에만 식량배급…하위계급은 제외”
김정은 명의 광산 노동자 한갑상 전달…자력갱생 독려

한대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14 15:30:09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11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조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2차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중국과의 국경을 과잉 봉쇄한 것에 대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영양실조로 쓰러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도 이를 의식한 듯 환갑을 맞은 광부 노동자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 명의의 생일상을 전달하며 대중의 분노를 잠재우려 노력하는 모양새다.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14일 북한 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북한의 경제 상황은 매우 좋지 않으며 소득이 없는 사람들 중에는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워 영양실조가 확산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북한의 식량 가격은 이달 들어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기준 쌀 값은 4200원였지만 이달 8일에는 4900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또 같은 기간 옥수수는 2200원에서 2800원으로 상승했다.

함경북도 무산군 소재 무산 광산에서 일하는 소식통에 따르면 무산 주민들의 삶은 매우 궁핍한 상황이다. 그는 “무산 광산의 지난달 나온 배급은 며칠분의 옥수수뿐이다”며 “시장 장사가 전혀 되지 않아 많은 사람이 꽃제비(부랑자)가 되기 직전이다”고 말했다. 또 “광산 노동자 중에는 영양실조로 부종이 생겨 출근도 못하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또 결핵 환자가 늘고 있지만 중국에서 약품이 들어오지 않아 지난해 여름 이후 사망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산나물을 먹고 식중독에 걸려 사망하는 사고도 빈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소식통은 “산나물을 산에서 캐거나 사다가 옥수수 가루에 비벼 먹는데 독초가 섞여 있어 식중독이 잦다”며 “서호리라는 곳에서는 4인 가족 중 3명이 죽고 아이 하나만 살아남은 사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농장과 공장, 일반 기업 근무자에게 배급을 거의 제공하지 못하면서도 정권의 핵심을 이루는 당일꾼(노동당), 행정, 안전부(경찰), 보위부(국정원) 등의 공무원에게는 식량배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김정은 정권의 과잉 코로나 대책에 대한 부작용으로 시장이 침체되면서 대다수 국민의 수입이 급감했다”며 “그동안 저축과 빚으로 근근이 버텨온 사람들도 보릿고개 시기에 접어든 현재는 한계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민들 생활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는데도 북한은 국가가 보유한 식량을 방출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식량난으로 인해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선동정치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김정은 동지가 검덕광업연합기업소 금골광산 4.5갱 영웅소대장 고경찬 동지에게 은정어린 생일상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최근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1970년대 북한 자력갱생의 상징인 검덕지구의 ‘영웅 광부’들을 다시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부터는 조선중앙TV를 통해 1995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백금산’을 26년 만에 재방영하며 ‘자력갱생’을 독려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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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의 기자 du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