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더 이상 ‘경제생태계’ 망가뜨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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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등
자영업자 ‘경제고통지수’ 높인 3대 요인
‘反기업·親노동’ 정책 기조부터 바뀌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15 00:02:01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각별한 각오가 요청된다. 우리 경제가 전반적으로 무기력증을 보이며 서민들의 삶이 최악으로 추락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고통지수가 5월 현재 6.6으로 계산됐다. 7.1까지 치솟았던 2011년 5월 이후 가장 높다. 미국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한 경제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한 통계로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 정도를 가늠하는 지표다. 물가 상승률과 확장실업률을 합한 서민경제고통지수는 무려 16.8에 달했다.

지난해 5월만 해도 경제고통지수는 4.2로 비교적 낮았다. 본격화한 고용 위기로 인해 실업률은 4.5%까지 치솟았으나 물가가 -0.3% 내리면서 총지수는 완화됐다. 2019년 5월 경제고통지수도 4.7로 낮은 편에 속했다. 실업률 4.0%에 물가상승률 0.7%가 더해진 결과였다. 반면 올 5월에는 물가상승률이 9년 만에 최대치인 2.6%까지 오르면서 경제고통지수도 급등했다. 내수는 물론이고 제조업 등 실물경제 전반에 코로나19 피해가 현실화되면서 국민의 삶이 핍진해진 것이다.

경기불황 장기화로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청년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오랜 경기 침체에 취업을 못한 젊은 층이나 은퇴한 직장인들이 진입 장벽이 낮은 자영업으로 몰려든 데다 시장경기마저 악화되면서다. 대출금과 점포 임대료, 직원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한 달에 100만원을 손에 쥐기도 힘든 상황이다.

자영업이 ‘은퇴자들의 무덤’으로 변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50·60대 이상이다. 대부분 일에 치이고 집 장만, 자식 교육에 신경쓰다 인생 2막을 고민할 겨를도 없이 은퇴를 맞은 이들이다. 신기술을 배울 시간도 능력도 없다. 제대로 준비를 못 했으니 먹고 살기 위해 너도나도 치킨집 등 음식점이나 편의점·카페로 몰린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남은 임기나마 정책 쇄신을 통해 민생 경제의 활로를 열어야 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경제지표를 악화시킨 점을 인정하는 획기적인 정책 전환을 해야 한다. 임금 주도가 아닌 고용 확대를 위한 소득 창출에 주안점을 두길 바란다. 무조건 임금을 올릴 게 아니라 고용의 폭을 넓혀서 소득 확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게 온당하다.

정부는 단기 경기부양책 대신 노동개혁·규제완화 등 구조개혁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공공기관 단기일자리 창출 같은 정책은 길게 봐야 서너 달밖에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근시안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장기적·근본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경제정책 추진이 요청된다.

소득주도성장 기치 아래 추진된 반기업·친노동 정책으로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기업 투자는 얼어붙은 것도 모자라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활력이나 기업 경쟁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곳에 선거를 의식한 ‘돈 살포’나 하고 있으니, 재정이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국가와 국민의 빚만 잔뜩 늘릴 뿐이다. 정부는 경제의 정상 작동을 가로막는 소득주도성장 정책부터 청산해야 한다.

문제는 대통령의 인식이 고착화 돼 있어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부동산정책 실패를 자인하면서도 “기조는 달라질 수 없다”고 했다. 다른 실패한 정책에 대해선 반성 한마디 없다. 국민의 경제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구멍가게 한 번 운영 안 해본 강남좌파 출신 운동권 건달이 서민 경제생태계를 망쳤다는 호남 소상공인의 절규를 이제라도 새겨듣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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