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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수많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다. 정부에선 높은 집값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현재까진 실패한 듯 보인다. 여전히 집값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시장을 과도하게 옥죄고 정부만 칼을 쥐려 하니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정책을 발표한 이들은 주택을 투자대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주려 했다고 본다. 주택의 정의는 칼로 무를 썰듯 정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한 가지가 아니다. 다양하다. 그런데 ‘그들’은 단순하게 거주만 하는 것이 집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퍼지길 원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계산이 들어갔겠지만 이는 인간의 본능을 무시한 생각이다. 특히 한국인에게 집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다. 한국인에게 집은 꿈이자, 나를 알리는 얼굴이고 최후의 보루이자 가장 큰 자산이다.
취재 중 만난 이들은 임대해 사는 것의 불안정성을 이야기하며 내 집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안엔 투자대상으로 바라보는 인식 또한 자리 잡고 있다. 2030세대조차 자금이 있다면 집을 사는 것이 미래자산을 불려나가는 일이라 이야기했다. 젊은 층이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집을 살 자금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실제 국토연구원이 이달 발표한 2020 토지에 관한 국민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7%는 여유자금 투자처로 부동산을 선택했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보편적으로 부동산을 투자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에서는 주택·건물(30.5%)을 토지(17.2%) 보다 높게 평가했다. 예금에 투자하겠다는 답은 26.3%, 주식 22.4%, 개인사업 1.4% 등의 순이었다. 부동산 투자는 전 세대에서 아파트를 선호하는 비중이 40.0%로 가장 높았다. 특히, 에코세대는 아파트 선호 비중이 50.7%로, 베이비붐 세대(33.6%), 포스트 베이비붐 세대(39.2%) 등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에코(Echo)세대는 1979~1992년 사이에 태어난 20~30대 계층으로 베이비붐세대의 자녀세대를 일컫는다.
이와 관련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에코세대에서 아파트 선호가 다른 세대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향후 아파트에 더 많은 투자 쏠림현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에코세대는 개발이익이 모두 개인의 몫이라는 항목에 18.0%가 그렇다고 답해 베이비붐세대(10.9%)와 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기본 주택을 현실화하겠다,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임대주택 몇 만호 공급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사회의 중심 축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에코세대조차 집을 바라보는 인식이 부모세대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니 성공을 거두기 쉽지 않아 보인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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