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I채권 상장잔액 121조원…2018년 이후 92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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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발행규모 세계 7위… 세그먼트 개설후 기업·금융기관 상장도 크게 늘어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15 14:43:10

▲ 한국의 사회책임투자(SRI)채권 상장 잔액이 세계 7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열린 기념식에서 손병두**(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한국의 사회책임투자(SRI)채권 상장 규모가 불과 4년 만에 92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SRI채권 발행국가 중 규모면에선 7위로 성장했다. 지난해 전용 세그먼트(정보포털) 개설 이후 일반기업과 금융기관의 SRI채권시장 참여도 크게 늘었다.

15일 한국거래소(거래소)는 SRI채권 전용 세그먼트 개설 1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그간의 성과에 대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SRI(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채권은 조달자금이 환경 또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는 사업에 사용되는 채권으로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등을 지칭한다.

이날 행사에서 거래소는 SRI채권시장의 빠른 성장과 전용 세그먼트의 조기 정착에 기여한 기관들을 대상으로 표창패를 수여했다. SRI채권 발행(주관) 실적 등을 고려해 현대카드와 한국주택금융공사, 중소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KPMG삼정회계법인 등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사회책임투자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시대의 보편적인 투자 문화다”라며 “수상 기관들이 사회책임투자 부문의 새로운 모범이 돼줄 것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14일 기준 SRI채권 상장잔액은 121조원으로 2018년말(1조3000억원)과 비교해 92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종목 수도 5개에서 828개, 상장 기관수는 4곳에서 98곳으로 각각 165배, 24배 증가했다.

거래소는 올해 3월 31일 기준 전 세계 SRI채권 발행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규모 면에서 7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1위는 미국이었고 이어 프랑스, 세계은행 등 국제 기구, 독일, 네덜란드, 중국 순이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거래소에 따르면 전용 세그먼트를 개설한 후 SRI채권 상장금액, 상장종목, 상장기관 등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앞서 지난해 6월 15일 거래소는 SRI채권 발행지원과 관련 정보의 원스톱(One-Stop)제공을 위해 SRI채권 전용 세그먼트를 만든 바 있다.

효과는 탁월했다. 신규 상장 금액은 72조3000억원으로 개설전(48조8000억원)보다 48% 늘었다. 같은 기간 상장 종목(311개→504개)은 62%, 상장 기관(14사→94사)은 571%나 증가했다.

상장기관의 다양화로 녹색채권과 지속가능채권 시장이 급성장했다. 녹색채권의 상장 금액은 1조2000억원에서 9조4000억원으로, 지속가능채권은 1조7000억원에서 8조6000억원으로 각각 683%, 406% 증가했다. 상장종목 역시 마찬가지였다. 녹색채권(15개→81개)과 지속가능채권(11개→103개)은 각각 440%, 836%의 증가율을 보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세그먼트 개설 전에는 SRI 채권 시장이 사회적 채권에 편중됐지만 개설 후에는 상장 기관이 늘어나며 전체 시장이 균형 있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용 세그먼트를 개설한 이후 일반 기업과 금융 기관의 SRI채권 상장 실적도 크게 늘었다. 일반 기업의 SRI채권 상장금액·종목·기관은 세그먼트 개설 전보다 각각 1567%, 1150%, 2150% 증가했다. 금융기관도 각각 253%, 397%, 400%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기업 중에서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활발히 참여했다. 현대자동차, SK, 롯데, LG그룹 등 의 SRI채권 상장 금액은 1조원을 상회했다. 금융기관 중 1조원을 넘긴 곳은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등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SRI채권시장이 초기시장이고 급성장한 점을 감안해 SRI채권시장의 내실화를 다질 계획이다”며 “SRI채권 정보 제공 확대 등 SRI채권시장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다”고 전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