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시장 예상보다 매파적… 단기 변동성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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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테이퍼링 공식화 8월 또는 9월 회의로 예상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17 16:54:38

▲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16일(현지시간) 이틀간 통화정책회의 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후 내놓은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2020년 12월 1일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증권업계는 이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해서 시장의 기대보다 다소 ‘매파’적이었고 정책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예고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美 연준, 2023년 두 차례 금리 인상 전망

16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틀간 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후 내놓은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 0.00∼0.25%에서 동결한다고 밝혔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지속할 방침이다.

다만 연준은 별도로 내놓은 점도표(금리 전망 지표)에서 2023년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보다 인상 시점이 앞당겨진 것이다. 올해 물가상승률과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도 각각 2.4%에서 3.4%, 6.5%에서 7%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김진명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 전망뿐만 아니라 정책적으로 상당한 미 연준 내부의 인식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급격한 정책 조정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파적인 수준이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음은 분명하지만 정책 정상화 과정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른 정상화 과정에 들어섰다는 측면에서 통화정책 역시 기존 속도보다 빨리 정상화시킬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고 분석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테이퍼링을 향한 연준의 시계추가 돌아가기 시작했다”며 “연초에는 누구나 말할 수 있는 개인적 의견에서 4월 FOMC에서는 개인적 의견이 회의 석상에서 표명됐고 6월에는 급기야 회의 안건으로 오를 만큼 가시화된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관한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시장은 벌써부터 연준이 언제 테이퍼링을 공식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안 연구원은 “연준이 테이퍼링을 조건부로 공식화할 시기를 대략 9월 회의 때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 조건은 이번 전망으로 충분해 보이고 고용조건은 9월 추가 실업 수당 지급 종료와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7~8월의 지표 개선을 확인할 것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8월 잭슨홀 회의, 9월 FOMC에서 테이퍼링 공식 일정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은 코로나19 이후 주거 안정을 위해 매월 400억달러 규모의 MBS(주택저당증권)을 매입하고 있는데 최근 주택경기 호조를 반영해 MBS 매입의 축소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흔들리는 글로벌 증시… 당국, 금융시장 점검 나서

이번 FOMC 결과로 글로벌 증시는 흔들리고 있다. 16일(현지시간) S&P500지수와 다우산업지수, 나스닥지수 등은 전일 대비 각각 0.54%, 0.77%, 0.24% 떨어졌다. 반면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0.51% 올랐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10년 국채 금리, 달러 인덱스, 금 가격 등 주요 금융지표의 급등락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슈퍼 비둘기 성향의 미 연준을 신뢰했던 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 있었음을 시사한다”며 “이에 따른 금융시장 전반의 단기 변동성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전망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을 열어뒀을 뿐만 아니라 정책 정상화 경로까지 앞당겼다. 잠잠했던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자극해 유동성 환경에 대한 평가가 악화될 수 있다”며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당국은 연준이 FOMC에서 조기 금리 인상을 언급하자 급히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금융시장 상황과 부문별 리스크 요인, 대응수단 등을 점검했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정부는 2월부터 운영 중인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진단-대응 체계’를 바탕으로 시장 상황 전개에 따라 필요한 조치들을 차근차근 준비·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시점에선 4월에 발표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에 따라 가계대출 총량을 철저히 관리해 나가는 동시에 코로나19 여파에서 회복하지 못한 소상공인·취약차주 등에 대해선 향후 시장변동으로 인한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각종 지원조치를 지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김 사무처장은 “앞으로 자산가격 변동 가능성에 대비해 본인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차입에 기반한 고위험자산 투자는 특히 경계해야할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