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은 국민 상대로 ‘생체실험’ 하자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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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이 全국민에 연 600만원 현금 지급
‘1년에 312兆’ 재원 마련 방안 없는 ‘허구’
선거 위해 세금 퍼주자는 포퓰리즘의 전형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21 00:02:01

여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핀 ‘기본소득’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기본소득은 자격 심사 없이 모든 사람에게, 개인 단위로, 노동 요구 없이, 무조건 전달되는 정기적인 ‘현금’ 지급이다. 이 지사가 제시하는 모델은 궁극적으로 국민 1인당 지급액이 월 50만원, 연 600만원이다.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거는 4차 산업혁명 이후 인공지능이 대부분의 직업을 대체하고 일부 고숙련 일자리만 남는데 이 경우 중산층이 종사해왔던 전통적 직업체계가 무너지면서 극단적 양극화가 생긴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기본소득은 생산량을 최대한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방법이란 주장이다.

한국사회를 제대로 분석하고 코로나19 이후 세계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다양한 정책적 대안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기본소득은 검증 안 된 ‘설익은 정책’으로 위험천만하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세계적으로 아직 어느 나라에도 적용된 사례가 없는 만큼 자칫 국민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하다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예컨대 재벌 가족에게도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부의 재분배가 목적이라면 부자에게까지 돈을 줄 필요가 없다. 실효성과 재원도 문제다. 이 지사는 단기적으로는 연 50만원, 중기 연 100만원의 과도기를 거쳐 최종적으로 연 600만원 지급이다. 도입 초기 용돈 수준도 안 되는 한 달 4만원을 지급하기 위해 국가예산을 연 26조원씩 투입하는 게 과연 합리적이냐고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따져 묻는 정치인들이 많다.

기본소득 최종단계에선 1년에 312조원이나 든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의 절반 이상이다.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충분한 설계가 없으면서 천문학적 국민세금을 무조건 나눠준다고 하니 ‘허구’이자 대중영합주의의 전형이라는 조롱마저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이 지사가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 MIT대 베너지 교수를 내세워 자신의 기본소득론을 설파한 것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이 지사는 최근 베너지 교수를 언급한 한 언론의 칼럼을 소개했다. 이틀 뒤엔 유승민 전 의원의 ‘공정소득’을 비판하며 또 다시 베너지 교수 부부를 언급했다.

당시 이 지사는 ‘같은 경제학자라는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와 다선 국회의원 중 누구를 믿을까요?’라는 선동적인 글을 올리면서 “가난한 사람에게 몰아주자는 말은 도덕적으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선사업 아닌 세금으로 시행해야 하는 현실정책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유 전 의원을 비판했다.

베너지 교수와 그의 아내 듀플로가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주장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지사는 베너지 교수 부부가 “부유한 나라와 달리 가난한 나라는 ‘보편기본소득’이 유용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은 복잡한 프로그램을 운용할 행정역량이 부족하고 농촌기반 사회라 소득 파악도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음을 간과했다. 실제 베너지 교수는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라면 기본소득의 보편 지급이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며 “정치인들은 한 줄로 메시지를 요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고 말해 아전인수 식 해석에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러니 이 지사는 자신의 논조와 비슷한 부분만 발췌해 주장의 타당성을 꿰맞춰 논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파편적 지식 습득’이나 좌편향 이념에 경도된 의도된 포퓰리즘 인식의 발로라고 보인다. 명분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과는 불 보듯 국민경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이재명 식 기본소득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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