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아들의 잇단 특혜 의혹 ‘부모 찬스’ 아닌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

스카이데일리 사설

정부 지원금 받은 후 SNS에 스스로 ‘자랑질’
‘국정 감사’ 부르겠다는 야당 의원엔 비아냥
“인성교육은 부모 가르침” 따끔한 충고 봇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24 00:02:01

대통령의 아내와 아들딸은 공직자가 아니다. 다만 최고통치자의 가족이기 때문에 경호 등 특별한 예우를 받는다. 그래서 서양에선 배우자를 퍼스트 레이디 혹은 퍼스트 허즈번드로 부르고, 자녀들과 함께 퍼스트 패밀리로 예우한다. 우리나라에선 한자어 높임말인 ‘영(令)’을 넣어 대통령 아내는 영부인(令夫人), 남편은 부군(夫君)·영감(令監), 아들은 영식(令息), 딸은 영애(令愛)로 불린다.

18년을 집권한 박정희 정권 때는 언론에 영애 양, 영식 군 기사가 종종 나와 ‘영애’와 ‘영식’이 대통령 자녀 이름인 줄 알았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딸 박근혜는 영애로, 아들 박지만은 영식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특히 영식이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는 온갖 낭설이 나돌았다. 영식의 명문고 입학이 어렵게 되자 고교평준화를 했다는 이야기부터 그가 입학한 고등학교는 운동장에 스팀을 깔았다는 비어(飛語)까지 돌았다.

하지만, 그런 소문을 갖고 영식이 언론이나 국민에 항의하거나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었다는 기록은 없다. 최고지도자의 가족은 받는 예우만큼 품위를 지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2020년대 대한민국에선 버젓이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예우를 받는 대통령과 그 측근들의 자녀들이 온갖 비상식적인 언행을 구사해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부모 찬스’를 마치 자신들의 능력인양 착각하기 때문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것도 ‘부모 찬스’를 이용해 입학하기 어려운 명문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국립서울대학교 법대 교수인 아빠, 영국 유학파 출신 교수 엄마라는 특수 신분에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장관을 지내는 등 현 정부 최대 실세라는 아빠 후광을 받고 있었으니 자녀들은 막힘이 없는 권세를 누렸다. 하지만, 탈법과 편법 사이에서 재주를 부리던 가족의 특별한 행각은 꼬리가 잡혀 패가망신 당하고 있다.

일개 장관보다 더욱 큰 힘과 권력을 가진 대통령 아빠와 영부인 엄마를 가진 게 ‘영식’ 문준용 씨이다. 올해 서른여덟 살인 그는 첫 직장인 한국고용정보원 취업부터 미국 유학 등 일거수일투족마다 온갖 특혜 의혹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14개월 근무 경력으로 37개월치 퇴직금을 수령한 것은 또래 취업준비생들과 신입 직장인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문 씨는 대통령 아들로서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툭하면 구설에 올라 ‘국민 밉상’이 된지 오래다. 지난해에 이어 최근에도 거액의 특혜성 정부지원금을 받아 논란이 된 가운데 스스로 자랑까지 해 SNS 상에서 융단폭격을 당하고 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국고 6900만원 지원 과정이 부실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하자 문 씨는 “대통령 아들이라서 뽑혔겠느냐,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지” 하며 비아냥거렸다.

‘문체부 예술창작 지원사업’ 당선작 발표 전에 이미 전시장을 예약한 것과, 작품 광고비까지 지원금으로 신청한 것도 밝혀졌다. 예산이 전년도보다 3배 늘고, 심사기준도 주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문항으로 바뀐 것 등을 봐도 ‘대통령 찬스’가 통했을 것으로 의심된다. 이에 대해 문 씨는 “의원님 같은 분은 제가 실력이 있어도 떨어뜨릴 것 같은데, 기분 나쁘시냐. 답변 바란다”고 비꼬았다. 네티즌들은 “(그게) 대통령 아들이 할 소리냐”, “스스로 ‘다이아몬드수저’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자식 인성 형성의 근본은 부모의 가르침” 등 따끔한 지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