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판정에…한국산 타이어 반덤핑 관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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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태국·베트남산 타이어도 대상…미 상무부, 반덤핑·상계관세 명령 예정
“수출 의존도 높은 국내 타이어 업계 특성 상 향후 비용 부담 확대될 것”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24 14:30:07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산 타이어의 덤핑 판매로 미국 산업이 실질적 피해를 입었다고 최종 판정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현지시간으로 23일 미국 ITC가 한국과 대만, 태국의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수입으로 인해 미국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ITC는 베트남 정부의 보조를 받은 베트남산 타이어에 대해서도 같은 판정을 내렸다.

이번 판정으로 미국 상무부는 한국·대만·태국산 타이어 수입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산 타이어 수입에는 상계관세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명령은 미 상무부의 최종 판정과 미 ITC의 산업 피해 최종 판정을 거쳐 이뤄진다.

이번 ITC 최종 판정에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달 24일 한국·대만·태국·베트남산 타이어에 대한 최종 판정을 통해 국내 기업에 14.72~27.05%의 반덤핑률을 산정한 바 있다.

미국이 한국·대만·태국·베트남산 타이어 수입에 따른 산업 피해 여부를 조사하게 된 것은 전미철강노조(USW)의 제소 때문이다. USW는 지난해 5월 이들 국가의 타이어가 미국에서 공정가격 이하로 판매되고 있다며 상무부와 ITC에 제소했다.

USW는 덤핑 마진이 △한국 43~195% △대만 21~116% △태국 106~217.5% △베트남 5~22%에 달한다며 최대 2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덤핑 및 상계관세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고 한국의 경우 반덤핑 여부에 대해서만 조사 대상이 됐다.

USW에는 미국 오하이오와 아칸소, 노스캐롤라이나, 캔자스, 인디애나 등에 위치한 미쉐린과 굿이어, 쿠퍼 등 타이어공장의 노동자들이 소속돼 있다.

USW에 따르면 2017년 이후 미국의 타이어 수입은 20%나 증가했다. 2019년 한해 동안 8530만개의 타이어가 수입됐고 지난해에는 한국과 대만 등 4개국에서 44억달러(약 5조원)어치의 타이어를 수입했다.

저렴한 한국·대만·태국·베트남산 타이어 수입량이 크게 늘면서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타이어 판매 실적은 급감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USW는 공정한 경쟁을 해치고 있다며 미 상무부와 ITC에 제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USW는 2015년 중국산 타이어 수입에 대해서도 제소해 수입량을 크게 줄인 바 있다.

업계는 이번 ITC 최종 판정으로 반덤핑 관세 부과 명령이 내려질 예정인 만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타이어 업계의 부담이 크게 늘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타이어 업체들은 미국 상무부와 ITC의 조사 과정에서 덤핑 판매를 하지 않았고 미국 산업과 소비자의 이익에 기여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개진했으나 결국 이번 ITC 최종 판정에서 미국 산업에 피해를 끼쳤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며 “반덤핑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의 경우 지난달 미 상무부 최종 판정에서 환율 저평가를 통한 보조금 지급이 인정됐다. 이에 베트남산 타이어는 미 상무부가 지난해 2월 외국 정부의 환율 개입을 부당 보조금으로 간주해 상계관세를 적용하는 규정을 마련한 후 적용된 첫 대상이 됐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