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2% 내외 등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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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물가상승률 1%대 중반 전망… “유가 등 공급요인 영향 줄며 둔화돼”
이주열 총재 “연내 금리 1~2회 인상해도 통화정책 긴축 아닌 완화 기조”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6-24 17:21:45

▲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물가압력이 높아지며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2%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 경제의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앞으로 물가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도 더욱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내년에는 공급 요인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물가상승률이 점차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24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2021년 6월)’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에도 2% 내외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2019년 이후 0%대에 머물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 1.1%를 기록한 뒤 4월에는 2.3%, 5월에는 2.6%로 높아지며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했다.

한은은 “최근 소비자물가 오름폭 확대는 농축산물, 유가 등 공급요인이 주도한 가운데 개인서비스 물가도 상당폭 기여했다”며 “석유류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유가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강하게 작용하면서 오름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년 동월대비 4, 5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품목별 기여도를 보면 농축수산물(1.0%p)과 서비스(0.8%p), 석유류(0.7%p) 순으로 기여도가 크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은은 “내년에는 최근의 물가 오름폭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농축산물가격, 유가 등 공급요인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1%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도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로, 내년 연간 전망치를 1.4%로 제시한 바 있다.

향후 물가 전망은 국제원자재가격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추이, 코로나 사태 전개상황에 따른 소비 개선흐름의 속도 및 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다만 정부정책 측면에서 지난해 확대 시행된 고교무상교육의 영향이 줄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 하방압력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반면 지난 2년간 0%대에 그쳤던 근원물가 상승률은 1%를 웃도는 수준에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분석에서다. 지난달 한은이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가 올해 1.2%, 내년 1.4%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이날 공개한 ‘최근 근원물가 흐름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코로나 사태 여파로 지난해 0% 수준까지 낮아졌다가 올해 1, 2월 0%대 초중반에서 점차 높아져 4월(1.1%)과 5월(1.2%) 1%를 웃돌았다.

먼저 근원물가에서 40.1%의 비중을 차지하는 개인서비스 물가가 작년 말과 비교해 5월 현재 1.8% 오르면서 전체 근원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으로 한은은 진단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1.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학교급식을 제외한 외식물가는 농축산물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5월 기준 지난해 말보다 1.7% 높아졌다

집세 역시 전·월세 상승과 함께 작년 2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오름세가 강해지고 있고, 이런 흐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최근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데다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추이와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의사를 밝혔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올해 몇 월부터 어떤 속도로 정상화해나갈지는 결국 우리 경제상황과 경기회복세, 물가, 금융불균형 정도, 최근 우려되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달려 있다”며 “이런 상황을 상시 지켜보면서 늦지 않은 시점에 정상화를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질의 응답에서 이 총재는 “1~2회 금리 인상이 긴축이 아니라는 발언은 지금의 통화정책 완화 수준이 실물경기에 비해 상당히 완화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라며 “금리를 조금 인상한다고 해도 통화정책이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 저도 의견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한원석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