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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7월부터 휴전협상이 진행되자 이승만정부는 휴전을 전쟁 전의 불안한 상황으로 복귀시키는 것으로 인식하고 휴전 후 군사적 안전보장과 경제원조 등을 요구하면서 휴전을 반대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으로 인한 한국민의 두려움과 우려를 덜기 위해 한·미 간의 상호방위조약 체결과 국군 증강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 대통령의 반공포로 석방으로 휴전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놓이자 미국은 이 대통령이 의도했던 대로 휴전 이전에 한국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미 국무부 차관보 로버트슨과 이 대통령 간에 4차에 걸친 회담을 통해 이 대통령이 휴전에 동의하는 대신 미국은 상호방위조약의 즉각적인 체결과 경제원조, 그리고 육군 20개 사단의 증강 요구를 수용함으로써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가조인 됐다.
1953년 7월 27일 유엔군 및 중공군, 북한군 대표가 서명한 가운데 체결된 ‘한국에서의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에는 “한국에서 최종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적대행위와 무장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기 위하여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를 설정하고, 정화(停火)와 정전 이행을 감시하기 위한 군사정전위원회 및 4개국 중립국감독위원회 설치, 전쟁포로에 관한 조치, 평화적 해결방안을 쌍방정부에 건의, 정치적 해결시까지 협정의 효력 유지” 등이 포함되어 있다.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 유엔 참전 16개국들은 “한반도에서 유엔의 제원칙에 반하는 무력공격이 발생할 경우 다시 단결하여 이에 대항할 것”이라는 취지의 워싱턴 선언을 했다. 한반도 분단상태를 빠른 시일내에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1954년 4∼7월 참전 15개국(남아공 불참) 및 한국, 북한, 중공, 소련이 참가하여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제네바 정치회의를 개최했으나 성과없이 종료됐다.
정전협정이 체결된지 19년 만인 1972년 남북이 처음으로 통일에 관한 원칙에 합의하고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7·4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했다. 1991년 화해와 불가침, 교류협력 등에 관한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됐고, 2000년 김대중 한국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역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의지를 담은 6·15 남북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2007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여 2차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명시한 10·4 남북정상선언을 채택했으나 북한 비핵화문제로 진전되지 못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자 북한은 정전체제를 무력화시키는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하기 시작했다.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의 유엔군 측 수석대표에 한국군 장성(황원탁 소장)이 임명된 것을 계기로 북한이 1991년 군정위 불참을 선언한 이후, 1993년 체코 대표단 철수, 1994년 군정위 북측 대표단 철수 및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설치, 중국 대표단 소환, 미국에 새로운 평화보장체계 수립 주장, 1995년 폴란드 대표단 철수, 1996년 북·미 잠정협정 체결 제의 등이 이루어졌고, 북한은 정전협정을 완전히 무시하면서 폐지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2013년 3월 북한은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고 미국과 직접대화 주장 등 정전협정 무실화 주장 및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간의 대화분위기가 조성되어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는데, 남과 북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며, 2018년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남북한 정상의 판문점회담 두 달 후인 6월 12일에는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역사적인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열고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전쟁포로 유해 발굴과 송환 등이 담긴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평양선언에 합의하고 ‘군사분야합의서’를 부속합의서로 채택했다. 9·19 군사합의 체결 이후 남북 군사당국은 상호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DMZ) 내 상호 감시초소(GP) 시범 철수, 군사분계선 5km 안에서의 사격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훈련 중지,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을 추진했고, 남북공동유해발굴,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의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나면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논의는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특히, 북한은 2019년 5월부터 초대형 방사포, 신형 전술유도무기,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시험발사했고, 2020년 5월에는 한국군 감시초소(GP)를 향해 총격을 가함으로써 정전협정을 또다시 위반했으며, 이어 6월에는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남북 군사합의 파기 등을 위협했다.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잇단 무력도발 등으로 협정의 취지를 무력화시켜 왔다. 1968년 북한 김신조 일당의 1·21 청와대 기습사건과 푸에블로호 피납사건, 전쟁위기로까지 치닫았던 판문점 도끼만행사건(1976),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1996), 천안함 피격 및 연평도 포격(2010), DMZ 목함지뢰 도발(2015) 등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은 지금까지 43만여건에 이른다.
정전협정은 포로교환 등 일부 효력이 상실되고 북한에 의해 무력화된 군정위 및 중감위 등의 기능 발휘가 제한되고 있으나, 제5조 부칙에 의거 효력이 유지되는 국제법적 정전조약이며, 남북간 평화체제 구축 및 통일방안 논의 등의 현실적인 바탕이 되고 있다. 스위스와 스웨덴은 중감위 대표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군정위와 함께 정전협정 이행 여부를 감독하고 있다.
한반도 정전체제 68년 동안 남북한 군사대치와 위기관리라는 커다란 정전체제의 흐름 속에서 때로는 일촉즉발의 위기와 소용돌이가 지속됐다. 북한이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는 것은 이로써 유엔군사령부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의 명분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신속한 정전체제의 종식과 외세의 배척을 시종일관 주장하면서 한반도 공산주의 통일을 꿈꿔왔고, 냉전 종식 이후에는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함으로써 정전체제의 무력화를 또 다시 획책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4·27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서도 합의된 것으로 종전선언으로 시작해서 평화협정 체결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의미한다. 비핵화 노력과 평화체제 구축 노력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어느 정도 비핵화가 진전되기 전까지는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비핵화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합의도 없는 상태에서 별도로 평화체제만을 논의할 수 없다. 대한민국은 굳건한 한·미 동맹체제 유지하에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을 준비하고 자유통일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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