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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순한 혀는 곧 생명나무이지만 패역한 혀는 마음을 상하게 하느니라.”<잠언 15 : >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1년 동안 사상 최대의 빚을 내며 버텨냈지만 최근 거리두기 상향으로 다시금 한계 상황에 처해있다. 최저임금 인상 역시 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최저 임금인가? ‘제발 살려달라는 간절한 외침’에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1%로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인상됐다. 정부의 입김에 휘둘리기 쉬운 공익위원들이 주도해 최저 임금 5.1% 인상을 밀어붙인 거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은 시급 1만1003원이 된다.
‘최저임금 1만원’ 대선공약에서 시작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레이스는 2018년 16.4%, 2019년 10.9%로 이어졌다. 이후 2년간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저항 속에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이 됐지만 올해 회의에서 다시 5%대를 넘기면서 업계에 빨간 불이 켜졌다.
현 정부 시작부터 보면 지금껏 2690원, 41.6%올랐다. 그간 소득주도 성장이란 미명하에 진행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은 모두가 본대로다. 이로 인해 기업은 폐업이나 직원 감축과 자동화로 이어지면서 결국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은 현재의 코로나19 팬데믹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상공인들의 상황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이 때문에 당장 정부와 여야가 소상공인 피해 지원을 중심으로 한 재난지원금 규모와 대상을 두고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앞서 중소기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은 8720원으로 동결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 바 있었다. 한국 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14개 단체가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제시했다. 이들 단체는 “지금도 10개중 4개 중소기업은 정부 지원금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자”며 “내년 최저임금이 최소한 동결돼야지 그렇지 않으면 다 죽는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들 단체들은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한결 같이 코로나19로 영업이 안 되는데 최저임금 마저 올리게 되면 결국 영세 상인들만 죽으라는 것과 똑같다며 항변했다.
최저임금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기업보다 영세 중소기업에 민감하다. 이들은 단 몇 백 원이라도 올리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액은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1.8%)와 내년(1.4%)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로 가뜩이나 힘들어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겐 재앙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소상공인 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빚을 내 연명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각종 비용 상승, 일자리 감소, 자영업자 대출증가, 폐업 증가 등 경기 악순환의 촉매 역할을 더할 것”이란 호소문을 내놨다.
특히 편의점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편의점 연합회는 내년 최저임금 지급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많이 주고 싶어도 줄 수 없는 지급불능 상태”라며 “어쩔 수 없이 자발적 불복종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동안 아르바이트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점주(가족)가 몸으로 때우는 식으로 버텨왔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굳이 시간당으로 따지면 이미 점주와 아르바이트생의 소득이 역전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본사에 사납금 지불하고 알바생 임금지급하고 나면 실제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 점주들의 말이다. 어떤 점주는 사발면으로 끼니를 떼우기도 할 정도다. 한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다.
노동계는 일찌감치 1만8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올해보다 무려 23.9% 높은 액수다. 그 이유는 최근 2년간 너무 적게 올랐다는 것이다. 아무리 협상용이라지만 1만800원으로 인상 요구는 현실적으로 지나친 금액이었다.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오른 최저임금을 못 받게 되는 근로자가 느는 모순도 발생하게 될 수도 있다. 경제계에서는 노동계가 원하는 대로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일자리 49만개가 사라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소기업은 주52시간제와 대체공휴일 확대 시행 등까지 겹치면서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는 추세다.
이 판국에 민노총은 임기 1년 남짓 남은 문제인 정부를 향해 최저임금 인상과 정년연장을 압박하는 등, 총파업까지 불사하며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30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식당 주인은 “지금 우리 같은 사람은 최저임금을 논할 때가 아니다.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 인건비 줄이려고 가족이 모두 동원되어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에 도달했고 오히려 빚만 늘었다. 지금 민노총 같은 사람들은 장외투쟁을 한다 해도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지 않는가. 그러나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또 한 소상공인은 “거리두기 4단계로 사실상 개점 폐업 상황인 소상공인의 현실을 무시한 큰 인상폭은 고용 축소, 자영업자 대출증가, 폐업이라는 경기 악순환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참에 지역별, 업종별 특성을 무시한 일괄적인 최저임금 인상 방식도 원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강원도 시골이나 서울 도심의 편의점 알바생의 최저임금이 같은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저임금 인상이 모든 근로자에게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원론적으로 따진다면 취업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는 최저임금 인상이 좋겠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실직 위기에 처한 사람도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감소한다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이다. 노동시장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이란 가격이 오르면 근로자를 고용하려는 수요는 자연히 줄어들게 되는 게 현실이다. 이 때 노동시장에서 밀려나는 이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던 사람들이 해당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계상황에 있는 소상공인, 편의점 등은 문을 닫아야 하고,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 결국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현 정부는 이전 정부와 비교하면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지 않다고 애써 변명한다. 그러나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고 하는 얘기다. 다른 부분을 접어두고 단순 인상률만 논한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경제 상황은 80~90년대는 물론 2000년대 초반과도 상당히 달라졌다. 일례로 2008년 연 5.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0.5%까지 낮아졌다. 만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5% 대로 올렸다면 현재 한국 경제의 체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그만큼 예전의 5%와 지금의 5%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한 공익위원은 “올해 여러 어려움이 있음에도 내년에 정기가 정상화되고, 회복될 것을 감안, 최저임금 인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어이가 없다. 수많은 자영업자, 영세업체들의 운명이 걸린 정책의 방향을 불확실한 미래를 전제로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
최저임금은 매년 논의하고 있다. 그 같은 인상결정은 내년 경제가 살아난 후에도 충분하고 늦지 않다. 이참에 한마디 하자면, 최저임금위원회의 위원 선정에도 문제가 많다고 본다. 경영계와 노동계, 공익위원이 각각 9명씩 27명으로 구성되는데, 해마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각자의 입장만 내세우며 대립하고 막판에 이르면 공익위원이 노동계의 손을 들어주면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전혀 다른 것 같지만 공익위원은 고용노동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위촉한 사람들이다. 결과는 뻔하다.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저임금 결정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것이다. 매년 이런 식으로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을 되풀이 하는 것 또한 사회적 낭비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저임금을 객관적 지표에 의해 산출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일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이 바로 그 이유에 있다.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물가 상승률이나 시중금리 등을 반영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영업자들의 금융기관 부채가 급증하고 부실위험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는 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자영업자가 840조 빚더미에 시달리고, 최소 27만명이 채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라도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배제하고 합리적인 결정 방식을 찾아보았으면 한다.
“내가 너희의 모든 대적이 능히 대항하거나 변박할 수없이 구변과 지혜를 너희에게 주리라.”<누가복음 21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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