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두 번 울리는 비대면 대출 사기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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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서 위변조 확인 핑계로 신분증 요구… 업무폰 지급·개통 뒤 회수해 대출 실행
금감원, ‘소비자경보’ 발령… “신분증 사진 보내지 말고 명의 도용 의심해야”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7-29 12:32:24

▲ 최근 취업을 미끼 삼아 명의를 도용하고 대출을 받아 가로채는 신종 사기 수법이 늘어 주의가 요구된다. ⓒ게티이미지뱅크

#. A씨는 취업사이트를 통해 B광고회사에 지원해 합격 연락을 받았다. B사는 코로나로 재택 온라인 연수를 진행한다며 수일간 업무 동영상 등을 청취하고 과제를 제출하면 연수비를 입금하는 등의 방법으로 취업을 확신토록 했다. 이어 B사는 입사지원서 위변조를 확인한다며 신분증 사진 및 신용도 조회 캡처 화면 등을 SNS로 전송토록 유도했다. 또한 업무용 휴대폰을 보낼 테니 A씨 명의로 개통해 택배로 보내면 보안팀에서 회사 보안앱을 설치해 돌려준다고 속였다. 그러나 B사는 구직자 명의로 비대면 대출을 실행해 이를 가로챘다.

29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최근 구직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한 신종 비대면 대출 사기 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됐다며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구직자에게 재택근무라며 업무용 휴대폰을 보내 개인 명의로 개통하게 한 뒤 회사 보안앱 설치 등을 이유로 일시 반납을 요청하면 비대면 대출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금융사가 비대면 대출시 가입자 명의 휴대폰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므로 대출이 실행되더라도 구직자가 즉시 인지하기 어렵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구직신청서의 위변조 여부를 판단한다며 SNS로 신분증 사진을 요구하는 행위도 주의해야 한다. 일반 기업이 구직신청서 또는 근로계약서의 위변조 여부를 SNS로 전송된 신분증 사진으로 판정하기는 불가능하다. 자칫 본인 명의로 대포통장이 개설되면 ‘금융질서문란행위자’로 등재돼 계좌 개설 및 대출 거부 등의 정상적인 금융 생활이 불가능하게 된다.

취업 사이트에 게시된 회사이거나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더라도 정상적인 회사라고 단정하지 말고 사업자등록번호, 채용 담당자(전화 및 이메일), 사업장 주소지 확인 및 탐방 등을 통해 정상업체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어떤 경우에도 타인에게 신분증을 그대로 노출·전송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조언했다.

앞으로 금감원은 △주요 취업 사이트에 취업 사기 예방 관련 배너광고 노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혐의 사이트 폐쇄 요청 △민원다발 금융사에 비대면 대출 절차 및 스미싱 탐지시스템 마련 등 내부통제기능 강화 등으로 구직자 대상 사기피해 예방에 대응할 계획이다.

[김학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