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의향서 접수 D-1…HAAH·에디슨 경합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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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AH오토모티브·에디슨모터스, 30일 인수의향서 제출할 듯
양사 모두 최대 1조원 달하는 자금 확보 가능 여부엔 의문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7-29 12:22:41

▲ 2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와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30일까지 쌍용차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 사진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스카이데일리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유력 투자자였던 미국 HAAH오토모티브가 인수 의지를 다시 밝힌 가운데 국내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도 조만간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30일까지 쌍용차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

현재까지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없다. 그러나 HAAH오토모티브와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조만간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HAAH오토모티브다. 업계에 따르면 HAAH오토모티브는 30일 EY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 컨소시엄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HAAH오토모티브는 지난해부터 쌍용차 인수를 검토해 왔다. 그러나 투자 결정을 수차례 미루면서 인수합병(M&A)이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서울회생법원은 올해 4월 쌍용차의 기업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인수에 속도를 내지 못한 데에는 외부적인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에서 수입차 유통 사업을 영위하는 HAAH오토모티브는 당초 중국 체리차의 고급 브랜드 반타스를 반조립 상태로 가져와 미국·캐나다 시장에 판매하는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중 관계 악화로 HAAH오토모티브의 경영 상황이 크게 어려워지며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이에 HAAH오토모티브의 쌍용차 인수는 무산되는 듯했다. 그러나 듀크 헤일 HAAH오토모티브 회장이 ‘카디널원모터스’라는 새 법인을 설립해 예정대로 쌍용차 인수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유력 후보로 재부상하고 있다.

HAAH오토모티브는 새 법인을 통해 쌍용차 인수에 약 2900억~4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다만 업계는 HAAH오토모티브의 쌍용차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공익채권과 인수 후 투자 비용 등을 포함하면 8000억~1조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HAAH오토모티브의 현 상황 상 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에디슨모터스도 쌍용차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국내 전기버스 제조 업체 에디슨모터스는 HAAH오토모티브와 마찬가지로 접수 마지막 날인 30일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출범한 에디슨모터스는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내실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898억원, 영업이익 28억원 등을 기록했다. 다만 쌍용차를 인수하기에는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여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2조9297억원으로 에디슨모터스의 32배나 됐다.

이에 에디슨모터스는 부족한 재무 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로는 KCGI가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KCGI는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등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디슨모터스는 KCGI와의 협상이 무산될 것을 대비해 다른 재무적투자자와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케이팝모터스, 박선전앤컴퍼니, 해외 업체들이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HAAH오토모티브, 에디슨모터스 등 여러 업체들이 실제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할지, 만약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더라도 향후 매각 절차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쌍용차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인수희망자 중 심사를 통과한 후보를 대상으로 다음달 2일부터 27일까지 예비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인수제안서를 받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본 실사와 투자 계약 등의 수순을 밟기로 했다.

쌍용차는 우선협상대상자와 올해 10월께 계약 협상을 벌이겠다고 내부적으로 결정한 상태지만 매각 절차 일정이 유동적으로 달라질 수 있고 투자 여력 변수도 많은 만큼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쌍용차는 이달 27일 평택시와 회의를 갖고 평택공장 매각 및 이전 관련 세부 협의를 시작했다. 평택시는 쌍용차 평택공장의 용도를 택지 등으로 변경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쌍용차의 유동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쌍용차는 최근 자산 재평가를 통해 평택공장 부지 85만㎡의 가격을 약 9000억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용도 변경이 이뤄지면 부지 가치가 1조50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쌍용차는 이렇게 마련한 유동성을 토대로 평택시 외곽에 중형 SUV J100 등 신차와 전용 전기차 라인 등을 포함한 신공장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