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연합훈련 연기론 두고 설왕설래…국정원은 유연한 대응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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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홍철 “한미동맹·주권의 문제”…박완주 “당 입장, 예정대로 진행”
이낙연, 연기론에 무게…“여러 가지 감안해 합리적 결정 내려져야”
박지원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그림 봐야”…野 “평화 오지 않아”

한대의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03 14:15:29

▲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여당에서는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지원 국가정보원(국정원)장이 유연한 대응을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에서는 한미연합훈련 연기는 국익을 팔아먹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민주당 소속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3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부부장의 담화를 두고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해서 상투적인 전술을 또 보여준 것 아닌가 싶다”며 “이를 빌미로 북한이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의도적이고 철저히 계산된 측면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북한은 내부적으로 코로나19나 경제적 측면에서 상당히 어렵다”며 “그런 측면에서 한미 양국 간에 조율된 (한미연합훈련) 계획이라든지 북미대화, 남북관계에 대해 공을 던져놓은 것이다”고 분석했다.

민 위원장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미연합훈련은 한미동맹의 문제고 우리 주권의 문제이다”며 “그동안 연례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3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당내에서도 약간의 소수 의견, 개인 의견들은 있지만 의원총회를 할 사안은 아니다”며 “당대표가 큰 틀에서 한미연합훈련은 하는 게 맞는다는 원칙을 말했고 그게 당의 입장이다”고 했다.

앞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김 부부장이 염려한 적대적 훈련이 아니라 평화 유지를 위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다”며 “예정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상임위원장, 당 지도부가 한미연합훈련 원칙 진행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당내에서는 연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3일 한국교회총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도 확산되고 있고 남북 간 통신 연락선 재개도 합의다”며 “여러 가지를 감안해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 연기에 무게를 둔 것이다.

이낙연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본격적인 대화 복원을 위해 한미 공조를 통한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이를 위해 8월 말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정보·보안 등을 책임지고 있는 박 원장이 유연한 대응을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와 관련해 “북한 비핵화라는 큰 그림을 위해서는 한미연합훈련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미연합훈련의 중요성을 이해하지만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선 유연한 대응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여권에서 김여정 말 한마디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자는 주장이 나오는데 문재인 정권이 어떻게든 김정은에 잘보여 가짜 평화쇼 같은 위장된 실적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초조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요구에 대해 정치권에서 왈가왈부 한다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이다”면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한 북한도 해마다 군사훈련을 하고 미사일 발사를 해오는데 이에 대해 정부여당이 연합훈련 중단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지키는 공직자로서 잘못된 처사다”고 비판했다.

또 “북한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준다고 남북평화가 오기는 어렵다”며 “정상회담을 위한 연합훈련 중단이라면 더더욱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들도 하는 훈련을 우리가 하는 것 또한 정당하다. 북한과의 협상을 해도 동등한 위치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연합훈련은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대의 기자 du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