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상장 후 주가 추세적 상승 기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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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증권 보고서, “기존 은행주 PER 5배, 카뱅 56배… 타업종 멀티플 부여받은 셈”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03 13:14:59

▲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공모가에 기준한 카카오뱅크의 PER(주가순이익비율)은 56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3.7배 정도로 산출된다. 기존 은행주의 PER 5배, RBR 0.44배보다 확연히 높은 규모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프레스톡에 참석해 상장 계획을 밝히고 있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6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에 대해 비관적인 리포트가 또 다시 나왔다. 은행으로서의 성장성과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 등이 공모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상장 후 주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3일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시장의 기대감, 블록된 물량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자 하는 수급적 유리함 등 주가에 유리한 요소가 많고 밸류에이션을 떠나 상장 직후 주가는 긍정적 흐름을 보일 수도 있다”면서 “은행으로서의 성장성,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 등을 이미 상당부분 반영한 밸류에이션으로 보여 상장 이후 주가가 추세적으로 의미 있게 상승하는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모가에 기준한 카카오뱅크의 PER(주가순이익비율)은 56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3.7배 정도로 산출된다. 기존 은행주의 PER, RBR이 5배, 0.44배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은행주가 아닌 다른 업종의 멀티플(기업의 미래 가치 전망에 대한 주관적 가중치 계수)을 부여받은 셈이다.

김 연구원은 “은행주는 기본적으로 자본을 바탕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PBR과 ROE(자기자본이익률)에 의한 밸류에이션을 기반으로 한다. 과거 장기간의 PBR추이도 ROE 변화와 궤를 같이 해왔다”며 “이러한 범위를 크게 벗어나는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은 결국 은행담당 애널리스트가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다”라고 평가했다.

IBK투자증권은 고객 수 측면에서 카카오뱅크의 전체적인 성장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1600만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기 때문에 국내에서 고객증가율은 낮아질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고객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생긴 변화는 요구불예금의 평균잔액 증가다”며 “이러한 현상은 자산규모 증가에 도움이 될 만한 변화지만 결제수단을 위한 요구불예금 중심의 증가로 성장 속도는 어느 정도 나오더라도 정점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은행이 신용대출로만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추가 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영역의 대출을 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규모가 커질수록 기존 은행과 이익구조가 비슷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플랫폼 서비스 부문에 대해선 기존 은행과 비슷한 이익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업영역이라고 진단했다. 빠른 고객 증가와 수수료 수입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요 서비스는 증권사 주식연계계좌 개설, 제휴사 대출추천 서비스, 신용카드 제휴 등이다. 그렇다 해도 이런 장점과 기대감은 이미 50배 넘는 PER에 상당한 수준 반영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 비중은 8% 정도로 매년 증가하고 있고 향후에도 서비스 건수 상 빠른 증가가 예상되고 이익비중도 현 수준보다 높아질 전망이다”며 “플랫폼 영역의 이익증가는 ROE 상승에 보다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고 시장에서 받는 높은 밸류에이션의 정당성을 찾을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