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8, 형님 그랜저 앞질렀다…지난달 판매량 6008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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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준대형 세단 판매 1위…디자인·크기·성능·상품성 등 한 단계 진보 평가
내년 신형 그랜저 출시 유력…“현대차·기아, 세단 시장서 형제 대결 불가피”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06 14:20:10

기아 K8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를 따돌리고 지난달 준대형 세단 중 최다 판매 모델로 우뚝 서면서다.

6일 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K8 판매량은 6008대로 집계됐다. 올해 4~7월 누적 판매량은 2만2063대에 이른다. 올해 4월 출시된 이래 불과 넉달 만에 판매량 2만대를 돌파한 것이다.

또 K8은 월간 판매량 기준 처음으로 중형 세단 K5(5777대)보다도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K8의 흥행은 비단 기아의 모델에 국한되지 않는다. K8은 지난달 판매량에서 경쟁 차량인 현대차의 그랜저(5247대)를 앞질렀다.

이는 K8이 디자인뿐만 아니라 크기, 주행 성능, 상품성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K8의 전장은 5015mm로 그랜저의 전장 4990mm보다 25mm 가량 길어졌다. 편의·안전사양에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반면 가격은 그랜저와 비슷하다. 이에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그랜저를 위협하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K8은 기아의 대표적인 준대형 세단 K7의 후속 모델이다. K7은 지난해 4만1048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같은해 그랜저 판매량 14만5463대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021년형 K7을 출시했지만 그랜저와의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8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달리지기 시작했다. 올해 1~3월만 해도 K7의 판매량은 1500~2000대 수준에 그쳤다. 그러다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 4월부터 K8은 월 5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거두고 있다.

기아 모델이 준대형 세단 월간 판매량에서 그랜저를 넘어선 것은 약 3년 만이다. 2019년 7~9월 기아 K7이 그랜저를 추월한 바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6세대 그랜저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K8이 그랜저를 앞지른 것은 일시적인 결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랜저를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은 지난달 전기차 생산라인 공사로 가동일수를 크게 줄인 바 있다. 또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현대차 역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그랜저 판매량은 다소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K8과 그랜저의 지난달 판매량 차이는 761대에 불과하다. 생산량이 회복되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인 셈이다.

그랜저의 높은 인기도 K8에게는 여전히 부담이다. 올해 상반기 베스트셀링카는 5만2830대를 판매한 그랜저였다.

다만 K8의 역전이 단기간의 반등인 데다 그랜저의 생산 차질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기아 K8이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향후 K8과 그랜저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내년 현대차는 7세대 그랜저 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그랜저는 K8 수준으로 전장이 늘어나고 각종 첨단 사양도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K8과 그랜저의 형제 대결이 본격화하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K8과 그랜저가 국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며 “추후 7세대 그랜저가 출시되면 현대차·기아 간 형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