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6개월 연속 月 1조원 넘게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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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7월 노동시장 동향 발표…실업급여 수급자 68만명
7월 고용보험 가입자 1439만명…코로나 이후 최대 증가폭
고용보험기금 안정성 비상등…올해 첫 마이너스 전환 우려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09 14:25:53

▲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6개월째 1조원대 지출 규모를 이어가면서 고용보험기금 안정성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실업급여설명회장에서 한 구직자가 유인물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스카이데일리DB]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6개월째 1조원대 지출 규모를 이어가면서 고용보험기금 안정성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고용보험기금이 3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급 횟수를 1회로 한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393억원이다.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1조원대 지출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0만6000명,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는 67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제외된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439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8만5000명(3.5%) 증가했다. 6월 46만2000명에 이어 증가 폭을 확대했다. 월별 가입자 증가 규모로는 2019년 10월 51만10000명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인 셈이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59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9000명(2.3%) 늘었다. 지난해 1월 증가로 전환한 뒤 6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세부 업종에선 가전 수요 증가, 대형 사업장 분사 등의 영향으로 전기 장비업 1만7200명, 기계장비업 9200명 각각 늘었다. 전자·통신업은 소비와 수출 증가 등으로 1만4200명 늘었으며 반도체·가전을 중심으로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전자부품·기계장비 등 제조업 중간재 수요가 커지면서 금속 가공업도 가입자가 8100명으로 전월(6300명) 대비 크게 늘었다. 자동차업 역시 주요국 수출 증가로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8800명 늘면서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조선업을 포함한 기타운송장비업은 최근 수주 증가에도 조선사 구조조정 등으로 가입자가 7800명 줄면서 감소세를 유지했다. 다만 전월(-8600명)보다는 나아진 수치다. 감소폭은 꾸준히 개선되는 분위기다.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991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만7000명(4.0%) 증가했다. 대부분 업종에서 가입자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비대면 수요 증가로 온라인쇼핑, 편의점 등이 포함된 소매업(3만1700명), 출판업 (4만6900명), 정보서비스업(6800명) 등에서 가입자가 늘었다.

정부 일자리 사업에 따른 공공행정 분야 가입자도 4만9000명, 의료보건·사회복지 인력 수요 증가로 사회복지업과 보건업도 각각 7만5300명, 3만8800명 증가했다.

다만 거리두기 여파를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에선 가입자 감소세가 계속됐다. 숙박·음식업 가입자는 전월과 같이 1만5000명 감소했다. 운수업은 택배와 화물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외버스·전세버스 등 육상운송업을 중심으로 감소해 전월(-6000명)에 이어 7000명 감소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2000명)를 제외한 전체 연령에서 가입자가 늘었다. 다만 30대 가입자의 경우도 전월(-9000명) 대비 가입자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고용보험 가입자 급증 등으로 구직급여 지출액이 수개월 째 1조원을 웃돌며 고용보험기금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기금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지며 고용보험기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보험기금의 재원은 노사가 내는 보험료다. 정부는 이 돈으로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동시에 고용 창출 및 안정화를 위한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고용보험기금은 2018년(―8082억 원) 이후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 이에 2017년 10조2544억원이던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2019년 7조3532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조9999억원까지 줄자 정부는 이례적으로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돈을 빌리기도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고용부는 올해 공자기금을 제외한 적립금 규모가 2조8544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사상 첫 마이너스 전환이 된다.

실업급여 계정 적립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용보험법은 대량 실업사태 등에 대비해 해당 연도 실업급여 지출액의 1.5~2배에 해당하는 여유자금을 적립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적립 배율은 2017년 0.9배에서 지난해 0.3배까지 떨어졌다.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