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7.2 강진 대참사…사상자 수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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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사람들이 건물 잔해에서 부상자와 죽은 사람들을 끄집어내”
앙리 총리 “피해 집계가 더 나오기 전까지 국제사회 구조요청 미루기로”

임소율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15 13:40:20

▲ 14일(현지시간) 아이티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도시가 파괴되고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사진은 레카이 주민들이 무너진 집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위치한 아이티에서 강진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8월 14일(현지시간) AP, 로이터 등에 따르면 북중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이날 오전 8시반경 규모 7.2 지진이 발생해 수백 명이 사망하고, 최소 1800명의 부상자와 수많은 실종자가 발생했다.

로이터는 아이티 대도시에 많은 건물이 파괴되고 수많은 환자가 발생했다며, 아이티 당국이 피해 지역에 대응팀을 보내 긴급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티 민방위대는 이날 트위터에서 집계된 304명의 사망자 대부분이 남쪽 지역에서 발생했다며, 구조대가 건물 잔해 속에서 사망자와 부상자들을 구조해서 병원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지질연구소(USGS)에 따르면 진앙은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서쪽으로 125km 떨어진 곳으로, 아이티 프티트루드니프에서 남동쪽으로 13.5km 지점이다. 주로 레카예와 제레미 지역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시장에 있던 장 마리 시몬(38)은 로이터통신에 “사람들이 건물 잔해에서 부상자와 죽은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있다”며 “시장에 갔다가 지진을 느끼고 집으로 급히 돌아오는 길에 곳곳에서 고통으로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아직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며 “여진이 일어날 때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거리로 뛰어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과 2살짜리 딸은 목욕을 하다가 알몸으로 거리로 뛰쳐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는 이날 한 달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지진으로 파괴된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해 정부의 긴급구조계획에 따라 인력을 총동원했다고 밝혔다.

앙리 총리는 “현재 적십자사와 지진피해가 없는 지역 병원이 부상자를 치료하고 있다”며, “다만 피해 집계가 더 나오기 전까지는 국제사회에 구조요청을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건물 잔해의 생존자를 꺼내서 인명을 최대한 구조하는 일이다. 해안 도시, 특히 레카예에서는 이미 부상자와 중상 골절환자들이 가득 차 더는 수용하기 힘든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티에서의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USGS도 “사상자가 많은 것 같다”며 “이번 참사 피해가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티에서는 11년 전 7.0 규모에 달하는 강진이 발생해 대재앙을 겪은 바 있다. 당시 수도 포르토프랭스 서쪽 25㎞ 지점 지하 13㎞에서 발생한 규모 7.0의 지진으로 16만~3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파괴된 도시는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이다.

또 지난달 7일 발생한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으로 아이티에서 혼란이 극에 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임소율 기자 syl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