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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봉 한국가스공사(가스공사) 사장의 롤러코스터 행보에 여론 안팎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채 사장은 최근 호실적을 기록하며 취임 초 ‘낙하산 인사’ 논란의 서러움을 날려버리는가 하면 개인적으론 개인 소유의 아파트를 매각하며 약 15억원의 시세차익까지 챙겼다. 채 사장이 능력을 입증해 보인데다 특히 민감한 이슈인 부동산 정리까지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그의 정계 진출설까지 흘러나온다.
그동안 걸림돌이 됐던 이슈들을 해결하고 개인의 신변정리까지 나선 정황을 감안했을 때 다음 행보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그러나 월성원전 경제성조작 사건 관련 재판, 노사갈등 등은 여전히 해결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사안은 올해 국감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낙하산 논란 종식, 강남아파트 정리…가스공사 채희봉 정계진출설 솔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잠정)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올 2분기 매출 4조8409억원, 영업이익 542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2% 증가했으며 영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525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했을 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올 상반기 실적도 선방했다. 가스공사는 상반기 46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도 418억원에서 1007% 증가했다. 올해 국제유가가 반등하면서 손상차손이 발생하지 않았고 해외자원개발을 수행 중인 자회사 실적도 대폭 개선된 덕분이다. 특히 장비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지난해 연간 113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호주 프리루드 사업이 올 상반기에만 398억원 흑자로 전환되면서 해외사업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가스공사의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천연가스 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43.6% 늘어난 257만9000만톤 달하는 등 하반기 수익에 반영되는 각종 사업이 순항을 거듭하고 있어서다. 가스공사는 실적개선에 힘입어 올해 주주배당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가스공사의 양호한 실적을 이끌고 있는 채 사장은 개인적으로도 호재를 맞이하고 있다. 그는 수년 간 보유해 온 강남 아파트를 팔아 무려 16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채 사장은 지난 2006년 3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소재 도곡렉슬아파트 한 호실을 매입했다. 해당 호실은 전용면적 84.99㎡(약 26평), 공급면적 111.08㎡(약 34평)의 규모로 채 사장이 매입했을 당시 시세는 약 12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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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
채 사장은 최근 해당 아파트 한 호실을 28억8000만원에 매각하며 16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단순 계산해도 1년의 약 1억원씩 시사차익을 본 셈이다. 도곡동 소재 한 부동산은 “도곡렉슬은 지역을 대표하는 아파트 단지로 문재인정부 출범 후 시세가 가파르게 올랐다”며 “해당 아파트는 앞으로도 꾸준히 시세가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최 사장의 최근 행보를 두고 조심스레 정계 진출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적 개선을 주도하며 능력을 입증해보인데다 대중들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부동산까지 매각한 점에 비춰볼 때 다음 수순을 염두하는 행보로 밖에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채희봉 사장은 산업부 고위공무원 출신으로 가스공사 사장에 오를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바 있다”며 “그러나 사장 취임 후 실적을 개선시키며 당당히 능력을 입증해 낙하산 인사 논란은 잠잠해졌고 여기에 최근 개인 명의의 부동산까지 정리했다면 아무래도 다음 수순을 생각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지 싶다”고 귀띔했다.
원전비리 연루, 직무유기 공익감사…“올해 국감 순탄히 넘어갈 수 있을까”
채 사장을 둘러싼 정계 진출설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그의 발목을 잡는 현안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채 사장을 둘러싼 이슈들은 대부분 올해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만약 정계 진출을 염두하고 있다면 사실상 마지막 관문이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우선 그는 문재인정부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연루돼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감사원 등에 따르면 월성원전 1호기는 지난 1982년 가동을 시작해 2012년 설계수명을 마무리했다. 2015년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로부터 10년 연장 승인을 받아 2022년까지 운행이 연장됐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2019년 2월 원안위에 월성원전 1호기의 경제성을 이유로 조기폐쇄를 신청했고 같은 해 12월에 운영변경 허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백운규 전 산업통상부자원부(산업부) 장관,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이 부당하게 경제성 평가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을 맡고 있던 채 사장도 백 전 장관과 공모해 부당하게 경제성 평가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은 지난 6월 백 전 장관과 채 사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특히 백 전 장관, 채 사장 등이 한수원에 월성원전 1호기를 멈추지 않으면 인사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압박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대전지검은 이들의 공소장에 “백 전 장관 등 산업부 관계자들은 한수원의 자율적인 결정 영역에 부당하게 개입해 정 사장 등 한수원 관계자에게 ‘2018년 6월까지 월성 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하라’고 지시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 등을 가할 듯이 압박했다”고 적었다.
채 사장을 둘러싼 악재는 또 있다. 가스공사 노조는 18일 감사원에 채 사장에 대한 공익감사청구를 신청한 상태다. 노조는 △사장 출장경비 부당수령 및 직무유기 △사장을 포함한 경영진 통신비 부당수급 △본사가 아닌 서울 소재 스마트워크센터로 출근 △사장 스마트워크센터 근무로 인한 출장비 과다지출 △인사 전횡을 통한 사장 개인 홍보 치중의 건이 담겼다. 또한 △황제자문 계약 건 왜곡을 위해 특별조사단(특조단) 조직 및 결과 왜곡 의혹 △노동조합 및 임직원 감시를 위해 8층 불법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운영·감시 △사장과 상임감사위원 정보공유 및 임직원 사찰 건 등 총 8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가스공사 노조 관계자는 “본사는 대구에 있는데 채 사장은 서울 소재의 스카트워크센터로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며 “스마트워크에 있으면서도 대구 본사 사장실에 재실 표시를 해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워크센터로 출장을 간다고 하고 원전 관련 수사를 받으러 가기도 했다”며 “수사는 사적인 용무인데 출장을 끊고 갔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출장 시 회사 차량을 이용할 경우 출장비 등 지원받지 못한다. 채 사장이 회사차를 이용하면서도 출장비를 부당하게 지급받은 정황을 포착했다”며 “회사 내부 감사실에서도 감사를 했던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경우 통신 고지서에 적힌 모든 금액을 지원을 받는다”며 “단말기 대금 등이 고지서에 적혀있으면 이것도 지원해 준다. 공익감사를 통해 순수 통신비용 이외의 지원금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채 사장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박석환 전 외교부 차관에 5500만원의 자문료를 지불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특조단을 구성했는데 당시 특조단 구성원들 대부분이 채 사장의 측근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조 관계자는 “황제문건과 관련해 특조단을 구성했는데 그 구성원들이 다 영전했다”며 “대표적인 인물이 이승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당시 인천지역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가스공사 농구단 초대 단장으로도 임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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