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압박 수위 높인다…與 의원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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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입찰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분상제 회피·부담금 대납 제안 금지
전문가 “부채 때문에 청산 못하는 곳 多, 개인·기업 간의 일 통제 과해”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8-24 11:00:58

수주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설사들을 압박할 법안이 발의됐다. 시공사가 재건축 부담금을 대신 내준다거나 분양가상한제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등의 제안을 법으로 금지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끝나고 조합은 1년 이내 해산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24일 국회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세부적으로 개정안은 조합원들에게 분양가상한제 회피, 재건축부담금 대납 제안 등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임대주택 제로 등 임대주택 건설의 변경 등을 제안하는 것도 위반 사안으로 간주한다.

개정안은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불공정 행위를 방지하고 투명성을 강화할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정안에는 준공 이후 소유권 이전고시까지 마무리된 재개발·재건축 조합은 1년 내에 조합 총회를 거쳐 해산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도정법엔 조합의 해산과 관련한 법적인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관계자는 “조합 해산이 지연되면서 조합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조합자금(청산금)이 제대로 분배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준공 후 1년 이상 미해산·청산 조합은 서울에만 103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부동산 업계 안팎에선 현장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봤는지 의문이란 반응이다. 한형기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은 “각자마다 사정이 있을 것이다”면서 “조합장이 혼자 쓰려고 예산을 남겨 놓은 것이 아니라 소송이 진행되는 등 돈이 나갈 상황이 예상돼 모아뒀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9월말 최종 판결되는 소송 건이 있다”면서 “일부만 남겨놓고 다 돌려드렸고 이 결과가 나와야 해산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태조사가 전혀 안된 것 같다”며 “나눠주지 않고 가지고 있으면 조합원들이 가만히 있겠나”고 덧붙였다. 한 조합장은 또한 “건설사들에게 이거 하지마라 저거 하지마라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제가 알고 있기론 청산이 늦어지는 이유는 부채를 다 갚지 못했기 때문이다”면서 “개정안에 나와 있는 안 좋은 사례가 있을 수 있지만 또 다시 규제로 전체를 통제하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과열된다고 보는 현장도 실상 개인과 기업 간의 일 아닌가”라며 “법으로까지 건설사의 수주 노력을 막아설 필욘 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조합원 입장에선 시공사 선정 때 기업을 선택할 폭이 줄게된다”면서 “이렇게 차단하면 사업성을 더 높이지 못하는 조합들은 시공사 선정을 미루게 되고 공급은 더 늦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정비사업 추진위원장이나 사업 시행자가 자금을 차입하려 할 때는 미리 자금 차입의 금액과 방법, 이자율, 상환방법 등을 지자체에 신고하게 하는 내용도 있다. 지자체는 그 내용을 검토해 적법하면 신고를 수리하게 된다. 지자체가 정비계획을 만들 때 토지 등 소유자의 분담금 추산액과 산출 근거를 제시하게 하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됐다. 정비계획 단계여서 추정치이지만 조합원이 자신의 분담금 규모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동절기 등에는 정비 대상 건물의 철거뿐만 아니라 주민 퇴거도 할 수 없게 된다. 정비사업으로 인한 세입자 등의 내몰림을 더욱 적극적으로 막는다는 취지다.

문용균 기자 ykm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