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의 한사군, 후대의 붓장난일 가능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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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헌식의 대고구리

한반도 북부에 자리했었다는 한사군도는 허구
한사군전쟁 후 한나라 격파한 의병장 고두막한

성헌식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8-25 17:30:04

후한 때 반고가 쓴 『한서』 조선열전은 전한 때 사마천이 지은 『사기』 조선열전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베껴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래 두 조선열전의 가장 큰 문구 차이는 원본(사기)에도 없는 (진번·임둔·낙랑·현토의) 한사군이란 명칭이 추가됐다는 것이다.

“드디어 조선을 평정해 (진번·임둔·낙랑·현토의) 사군으로 했다. 니계상 삼을 봉해 홰청후로 삼고, 상 한음(도)은 추저후로, 장군 왕겹은 평주후로, 장항은 기후로 삼았다. 최는 아버지 로인이 죽은데다가 자못 공이 있었으므로 온양(저양)후로 삼았다” 여기서 괄호 안 내용은 한서에서 추가된 문구다.

중국은 위 『한서』 기록을 근거로 한사군(진번·임둔·낙랑·현토)이 설치됐었다고 주장하면서 지명 이동을 통한 역사왜곡까지 단행해 한사군이 400년간 한반도에 존재했다고 역사를 조작했다. 이 허구의 한사군이 아직도 대한민국의 국사교과서에 버젓이 실려 있는 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만약에 『한서』 기록대로 한사군이 설치됐더라면 이어지는 5명의 조선대신을 제후로 봉한 지명은 당연히 진번·임둔·낙랑·현토로 기록됐어야 했다. 반고가 사마천과 똑같이 홰청·추저·평주·기·저양으로 적었다는 의미는 진번·임둔·낙랑·현토의 한사군은 애당초 없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번·임둔·낙랑·현토의 한사군은 후대에서 누군가가 고의로 첨부한 문구일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고당전쟁에서 눈알이 빠지는 등 참패해 그 분풀이와 보복으로 동이의 역사를 축소 왜곡한 당 태종 때 아니면 본격적으로 한족의 역사 부풀리기가 자행된 명나라 때가 아닌가 추정된다.

우리 측 기록에 진번·임둔·낙랑·현토의 한사군이 설치되지 않았다는 확실한 사서의 문구는 없지만 『북부여기』에 기록된 고두막한(高豆莫汗)에 대한 활약상을 정리·분석해보면 진번·임둔·낙랑·현토의 한사군은 분명 명백한 허구였음이 드러나게 된다.

한나라를 격파한 의병장 고두막한

『북부여기』 4세 고우루 단군조에 기록된 일명 한사군전쟁 이후는 다음과 같다. “13년 계유(B.C. 108) 한나라 유철(무제)이 우거를 멸망시키더니 사군(四郡)을 확장시키려고 사방으로 병력을 침투시켰다. 이에 고두막한이 의병을 일으켜 가는 곳마다 한나라 침략군을 연파했다. 이에 그 지방의 백성 모두가 사방에서 일어나 호응함으로써 싸우는 군사를 도와 크게 보답했다.”

5세 고두막 단군조에 “계유년(B.C. 108) 북부여가 쇠약해지고 한나라 도둑들이 왕성해짐을 보고 분연히 세상을 구할 뜻을 세워 졸본(卒本)에서 즉위하고 스스로 동명(東明)이라 불렀다. 을해년(B.C. 106) 고두막한이 이르는 곳마다 무적이었고 격문을 전하니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아 오천 명이 모였다. 싸울 때마다 적들은 멀리서 고두막한의 모습만 봐도 흩어져 버리므로 마침내 군대를 이끌고 요동의 서안평(西安平)에 이르렀다”는 기록이 있다.

위 두 기록에 따르면 번조선의 우거 정권을 멸망시킨 한나라는 투항한 5명의 조선 대신들을 제후로 봉한 지역을 기점으로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군사를 보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북부여가 쇠약해지니 고두막한이 ‘동명’이라 자칭하고 졸본에서 의병을 일으키자 순식간에 5000명이 동참했고 그 지방의 모든 백성이 적극 호응함으로써 연전연승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갑오년(B.C. 87) 고두막한이 장수를 보내 배천의 한나라 도적들을 쳐부수고 유민들과 힘을 합해 향하는 곳마다 한나라 도적떼를 연파하더니 그 수비장수까지 사로잡았으며 방비를 잘 갖추어 적에 대비했다. 이듬해 을미년 가을 8월 서압록하의 상류에서 한나라 도적들과 여러 차례 싸워 크게 이겼다”는 문구가 있다.

이후 더 이상 한나라와의 전투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한나라는 철수했고, 번조선 땅에 나눠 봉해졌던 5명의 조선 제후들은 유명무실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 땅의 모든 백성이 총궐기했기에 아마 정권도 뒤집혔을 것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고두막한의 신분이 동명국왕에서 북부여의 5세 단군으로 수직상승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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